타 매체에 관련 내용 흘렸다는 이유’수익성 위해 자기검열’ 논란
미국의 블룸버그 뉴스가 중국 비판기사를 쓴 자사 기자에게 정직 처분을 내렸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이는 최근 블룸버그 뉴스가 수익성 악화 등을 고려해 편집 과정에서 중국 비판기사를 걸러냈다는 미국 언론들의 보도에 이은 것이어서 파문이 예상된다.
NYT는 익명의 블룸버그 직원 2명을 인용, 블룸버그 홍콩 지사의 마이클 포사이드 기자가 지난주 회사 간부들과 면담하고서 무급휴가 처분을 받았다고 전했다.
지난 2000년부터 블룸버그에서 일한 포사이드는 2012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비롯한 중국 지도부와 그 가족들의 재산 문제에 관한 탐사보도를 이끈 언론인이다.
최근 삭제된 기사 역시 포사이드가 동료 기자와 함께 취재한 것으로, 중국의 재계 거물과 중국 정부 고위층과의 유착관계를 다룬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소식통에 따르면 이 기사와 관련된 블룸버그 홍콩 지사의 편집진과 기자들이 수차례 회의에 불려갔으며, 홍콩과 뉴욕에 있는 경영진 및 최고 편집자들과 면대면 또는 전화상으로 질문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포사이드는 지난 13일 인사부에 불려간 이후 편집국으로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고 이들은 전했다.
포사이드의 정직 소식을 가장 먼저 보도한 뉴욕포스트는 포사이드가 ‘블룸버그가 중국 비판기사 보도를 막았다’는 주장을 언론에 흘린 인물로 지목돼 이같은 징계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앞서 NYT를 비롯한 미국 언론들은 블룸버그 뉴스의 매튜 윈클러 편집장이 10월 말께 자사 기자들이 쓴 중국 비판기사를 내보내지 않았다고 보도한 바 있다.
또 중국 정부를 곤혹스럽게 만들 수 있는 기사를 보도하지 말라고 일선 기자들에게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윈클러 편집장은 중국에서 최소한의 취재가 차단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기사 수위를 조절해온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블룸버그 뉴스가 중국 정부를 비판하는 내용의 기사를 내보내지 않는 것이 수익 감소 등과 연관이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블룸버그 뉴스는 실제 2012년 시진핑 관련 비판기사를 내보낸 이후 중국기업에 대한 뉴스단말기 판매 수익이 크게 줄었으며 중국에서의 웹사이트 접근이 차단되기도 했다.
블룸버그 뉴스 소유자인 마이클 블룸버그 미국 뉴욕시장은 이 같은 보도내용이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하는 등 공방이 계속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