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동성결혼 합법화 확산하지만 남부는 요지부동

美 동성결혼 합법화 확산하지만 남부는 요지부동

입력 2013-11-12 00:00
수정 2013-11-12 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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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동성결혼 합법화가 들불처럼 번지고 있지만 보수의 아성인 남부를 둘러싼 ‘방화벽’은 오히려 두터워지고 있다.

11일(현지시간) 현재 워싱턴DC를 포함한 미국 51개 주 가운데 동성결혼을 법적으로 인정한 14곳 중 노스캐롤라이나에서 텍사스까지 남부에 속한 주는 단 한 곳도 없다.

지난 8월 이후 동성결혼을 합법화한 주는 미네소타, 로드아일랜드, 뉴저지로 모두 북부에 속한다.

이르면 이달 안에 하와이, 일리노이를 비롯해 뉴멕시코와 오리건이 내년 중간선거를 전후해 합법화에 동참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들 주 역시 남부 지역이 아니긴 마찬가지다.

시사주간지 타임은 2016년 차기 대통령 선거에서 오하이오, 미시간, 펜실베이니아, 콜로라도, 네바다, 유타가 동성결혼 지지파의 손에 넘어가더라도 남부는 상황이 바뀌진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미시시피, 텍사스, 테네시 같은 ‘딥사우스’(Deep South)에 대해서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예상을 내놨다.

미시시피에서는 동성과 결혼한 여성이 주정부를 상대로 이혼을 허용해달라는 소송을 내는 등 ‘우회전략’까지 동원하고 나섰지만 벽이 뚫릴지는 불투명하다.

현지의 30세 이하 젊은 층에서 동성결혼 합법화 지지율이 58%에 이를 정도로 보수 색채가 점차 옅어지고 있다는 게 그나마 이들에게 위안이 되고 있다.

기독교세가 강해 ‘바이블 벨트’로도 불리는 딥사우스는 버락 오바마 정부 출범 후 선거 때마다 공화당에 몰표가 쏟아질 정도로 주민의 보수화 경향이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남부의 관문으로, 한때 ‘대선 경합주’로 분류됐던 노스캐롤라이나가 오바마에게 등을 돌린 대표 사례로 꼽힌다.

2008년 대선에서 오바마 대통령을 지지한 노스캐롤라이나주는 2010년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을 여당으로 밀어주더니 지난해에는 동성결혼을 금지하는 헌법 개정안을 61%의 압도적 지지율로 통과시켰다.

타임은 동성결혼에 대한 딥사우스의 태도가 바뀌려면 앞으로 몇 차례 선거를 치러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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