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대인 ‘노벨상 잔치’…이스라엘, 두뇌유출 우려

유대인 ‘노벨상 잔치’…이스라엘, 두뇌유출 우려

입력 2013-10-12 00:00
수정 2013-10-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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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수상자 6명 유대인…”뛰어난 두뇌들 높은 연봉 찾아 미국으로”

11일 현재 발표된 올해의 노벨상 수상자 가운데 6명이 유대인이라는 사실에 이스라엘은 고무돼 있다. 그러나 이들이 모두 이스라엘에서 활동하고 있지는 않다는 점에서 ‘두뇌 유출’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동시에 커지고 있다.

’두뇌 유출’ 논란은 노벨화학상 이후 불거졌다.

노벨화학상을 받은 아리 워셜(73) USC(University of Southern California) 교수와 마이클 레비트 (66) 스탠퍼드대 교수는 미국과 이스라엘 국적을 모두 가지고 있으며 이스라엘 대학들과도 활발히 교류해왔다.

이에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9일 수상이 발표되자 직접 이들에게 전화를 걸어 축하했다.

하지만 두 교수는 모두 이스라엘에서 활동하다 수년전 미국으로 이민을 가면서 사실상 ‘미국인’이 됐다. 뛰어난 두뇌들을 미국의 대학에 빼앗기고 있다는 우려가 이스라엘에서 나오는 이유다.

이러한 사실은 인구 800만명의 소국으로 지금껏 12개의 노벨상을 차지한 이스라엘에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타국으로의 이주를 선택한 과학자, 의사, 그리고 다른 분야 학자들에 대한 두뇌 유출 논란이다.

사회연구를위한타웁센터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이스라엘 연구자들의 이민율이 서방국가 중 최고를 찍었다.

센터는 2008년 자료를 인용, 이스라엘 고등 교육기관에 재직하고 있는 100명당 29명의 이스라엘 학자가 미국 대학에서 일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같은 현상은 미국과 이스라엘간 연봉 차이가 주된 원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에 따르면 경제, 금융, 마케팅과 같은 분야에서 미국과 이스라엘간 연봉 격차가 크게 벌어지며, 이로 인해 미국의 해당 분야에서 일하는 이스라엘인들이 점점 더 귀국하지 않으려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스라엘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워셜 교수와 레비트 교수는 나란히 ‘조국’에서 학문의 사다리를 오르는 것에 대한 어려움을 넌지시 내비쳤다.

두 교수의 아내는 더욱 신랄하게 이스라엘의 학문적 환경을 비난했다.

레비트 교수의 아내는 “이스라엘은 많은 것을 주지 않는다. 그것이 사람들이 떠나는 이유”라며 “크게 생각하지 못하는 사람들과 인색함의 결과”라고 힐난했다.

워셜 교수의 아내는 “남편이 이스라엘에서는 정년을 보장받지 못했다. 그래서 우리는 떠났다”고 밝혔다.

앞서 미국 내 유대인 매체인 ‘주이시저널’ 등은 총 6명의 유대인이 올해 노벨상의 주인이 됐다고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유대인은 전 세계 인구의 불과 0.2%를 차지하지만 역대 노벨상 수상자 가운데 유대인의 비율은 약 22%에 이른다.

이스라엘 현지 일간지 하레츠는 유대인이 역사적으로 중동지역에서 숱한 부족 전쟁을 경험해왔고 근대에 들어 나치 압제까지 거쳤다며 ‘생존하려면 똑똑해야만 했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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