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기고…여성인권 무시하면서 여성 활용 이율배반 지적
세계 여성 인권문제로 다뤄지는 일본군 강제 위안부 피해자 문제를 외면하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미국 언론에 여성 인력을 활용해 경제 성장을 추진하겠다는 기고를 했다.아베 총리는 26일(현지시간)자 월스트리트저널(WSJ)에 게재한 기고문을 통해 “여성 인력 활용을 통해 경제 성장 목표를 달성하겠다”면서 여성 인력을 경제 발전에 활용하는 ‘우머노믹스’(Womenomics)가 이날 자신의 유엔총회 연설의 주요 내용으로 나온다고 밝혔다.
우머노믹스는 지난 1999년 골드만삭스의 마츠이 캐시와 그의 동료들이 활용도가 낮은 여성 인력을 잘 이용하면 일본의 국내총생산(GDP)을 최대 15%까지 끌어 올리 수 있다고 주장하면서 처음 만든 용어라고 아베 총리는 소개했다.
아베 총리는 자신의 경제 정책을 일컫는 ‘아베노믹스’라는 용어를 누가 만들었는지 알지 못하지만 “우머노믹스는 아베노믹스의 핵심 개념 중 하나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장기적으로 생산성을 2% 향상시키면 10년 내에 평균 2%의 실질 GDP 성장과 3%의 명목 GDP 성장을 달성할 수 있다”면서 “이런 목표를 위해 일본은 여성의 힘을 활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아베 총리는 “현재 68% 정도인 여성의 노동참여율을 2020년까지 73%로 끌어올리고 남성보다 평균 30.2% 낮은 여성 소득을 향상시켜 남녀 간 소득격차도 줄여야 한다”면서 “우머노믹스가 출산율 감소에 시달리는 일본의 인구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여성 인력 활용은 일본뿐만 아니라 새로운 경제 강국으로 도약하려는 아프리카의 경제 성장에 필요한 열쇠이기도 하다”면서 “아프리카의 농업 발전은 농장의 핵심 노동인력인 여성의 인권 강화를 통해서만 달성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제68차 유엔총회에 참석 중인 아시아 외교관들 사이에서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희생된 위안부 문제에 대해 외면하면서 여성 인력의 활용과 여성 인권을 강조한 것은 이율배반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고 익명을 요구한 한 외교관이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