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러, 시리아관련 장내외 신경전…뼈있는 농담도

미·러, 시리아관련 장내외 신경전…뼈있는 농담도

입력 2013-09-13 00:00
업데이트 2013-09-13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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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미·러 외무장관 회담장소에서 다시 만나

시리아 사태의 운명을 결정할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의 회담이 12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개막하면서 회담장 안팎에서는 치열한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시리아 사태의 해법을 놓고 양측의 입장이 첨예하게 엇갈리는 만큼 회담의 주도권을 잡고 협상을 유리한 방향으로 이끌어가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양측은 회담 개시를 알리는 기자회견에서부터 한 치의 양보도 없는 ‘힘겨루기’를 벌였다.

케리 장관은 굳은 얼굴로 마이크를 잡고 ‘화학무기금지협약에 서명하고 30일 뒤 화학무기 자료를 제공한다’는 시리아 정권의 제안에 대해 “충분하지 않다”고 포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시리아는 자료가 아닌 화학무기 자체를 적절한 시기에 검증 가능한 방식으로 넘겨야 한다고 정면으로 압박했다.

이에 대해 라브로프 장관은 “문제 해결은 시리아 정부에 대한 어떤 공격도 불필요하다는 사실에서 출발해야 한다”면서 “미국은 먼저 시리아를 상대로 한 미사일 공격 위협을 철회해야 한다”고 밝히며 물러서지 않았다.

기자회견이 끝날 무렵 케리 장관의 헤드폰이 작동하지 않아 다시 통역을 요청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특히 라브로프 장관이 “논란이 될 만한 이야기는 없었다. 존, 괜찮다. 걱정하지 말라”고 이야기하자, 케리 장관이 웃으며 “내가 당신의 말을 믿기를 원하나. 그러기에는 아직 너무 이르다”라며 뼈있는 농담으로 응수했다.

이를 두고 AP 통신 등 외신은 사상 최악이라고 평가를 받는 양국 관계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며, 향후 협상 과정이 순탄치 않을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들은 약 한 시간 동안 회담을 했으며, 이후 비공개 만찬을 했다. 회담은 13일 재개된다.

이날 회담은 2009년 오바마 1기 행정부 출범 이후 힐러리 클린턴 당시 국무장관과 라브로프 외무장관이 처음으로 만난 호텔에서 다시 열려 눈길을 끌었다.

당시 두 장관은 무기 감축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으며, 힐러리 장관은 회담 직후 “양국 관계가 새로운 출발을 하게 됐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하기도 했다.

본격적으로 협상의 막이 오르자 양국의 ‘장외 지원’도 가열되고 있다.

미국 국방부는 “러시아가 시리아 반군에 화학무기 사용의 책임이 있다고 주장하면서 (국제사회에서) 고립됐다”며 “반군이 화학무기를 사용했다는 보고서는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시리아 정부군이 아닌 반군이 내전에서 독가스를 썼을 개연성이 크다는 기존의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특히 뉴욕타임스 기고문을 통해 오바마 행정부의 시리아 정책을 강한 어조로 비판하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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