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립무원’ 스노든, 미국 여론도 외면

’고립무원’ 스노든, 미국 여론도 외면

입력 2013-07-06 00:00
수정 2013-07-06 0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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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밀폭로 비판여론 고조…정치권은 정보기관 옹호

미국 국가안보국(NSA)의 기밀 감시프로그램 등을 폭로한 전직 중앙정보국(CIA) 요원 에드워드 스노든(30)이 사실상 ‘고립무원’의 처지에 놓였다.

지지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지만 미국 정치권은 정보기관을 감싸고 있고, 국민 여론마저 등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5일(현지시간) 온라인매체 허핑턴포스트에 따르면 지난 1~2일 시장조사 전문업체 ‘유거브’와 공동으로 전국의 성인 1천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38%는 스노든의 기밀폭로를 잘못된 행위라고 평가했다.

잘한 일이라는 응답 비율은 33%에 그쳤고, 나머지 29%는 평가를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초 스노든의 기밀 폭로 직후 같은 여론조사에서 38%가 ‘잘한 일’, 35%가 ‘잘못한 일’이라고 답한 것과 비교하면 여론이 뒤바뀐 셈이다.

특히 전체 응답자의 48%는 스노든이 기소돼야 한다고 밝혀 기소에 반대한 응답 비율(33%)을 훨씬 웃돌았다.

이에 비해 스노든이 폭로한 정보기관의 도청, 휴대전화 기록 수집 등 정부의 기밀 정보활동에 대해서는 우호적인 여론이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CNN방송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56%가 전화 추적을 용인할 수 있다고 밝혔고, 갤럽 여론조사에서도 58%가 테러공격 차단을 위한 정부의 감시활동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런 가운데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물론 미국 여야 정치권도 스노든보다는 정보기관을 옹호하는 모습이다.

공화당 소속의 마이크 로저스 하원 정보위원장과 민주당 소속의 다이앤 파인스타인 상원 정보위원장은 한목소리로 NSA의 감시프로그램을 방어하면서 오히려 스노든의 기밀폭로를 비난하고 있다.

또 오바마 행정부는 외국 정부를 상대로 한 도청 사실이 폭로되고 있는 가운데서도 “모든 국가의 정보기관들도 같은 활동을 한다”는 논리를 펴는 동시에 러시아 등에 스노든의 본국 송환을 촉구하며 숨통을 죄고 있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이날 “스노든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자신의 폭로에도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 시나리오”라면서 “그런 악몽이 현실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폴리티코는 그러면서 국민과 정치권이 스노든을 외면하는 것도 이유이지만 홍콩과 러시아 등을 옮겨다니며 도주극을 벌인 스노든 자신이 이런 상황을 자초한 측면이 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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