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무르시 축출 묵인?’쿠데타’ 비판 않아

미국, 무르시 축출 묵인?’쿠데타’ 비판 않아

입력 2013-07-04 00:00
수정 2013-07-04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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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국무부 즉각 입장 안내놔…군부보다 무르시 비난

이집트 군부가 3일(현지시간) 무함마드 무르시 대통령을 강제로 권좌에서 끌어내린 데 대해 미국 백악관이나 국무부는 즉각적인 견해를 내놓지 않고 있다.

그러나 미국이 지난 며칠간 오랜 동맹인 이집트의 시위 사태에 대한 무르시 대통령의 대처 방식을 강하게 비판해왔다는 점에서 군부에 의한 사실상의 쿠데타를 묵시적으로 동조하고 그 결과를 인정하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젠 사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이집트 군부가 무르시 축출을 선언하기 직전 정례 브리핑에서 “우리(미국 정부)는 어느 편도 들지 않는다”고 강조하면서도 이집트 사태에 대한 비난의 방점을 군부보다는 무르시에 두는 듯한 답변으로 일관했다.

사키 대변인은 “무르시 대통령은 국민이 시위를 통해 드러내는 요구에 더 책임 있는 자세로 임해야 한다. 그에게 더 많은 조처를 하라고 요구해왔다”며 “그럼에도 어제 발언은 매우 실망스러운 것”이라고 설명했다.

무르시가 전날 헌정 수호를 이유로 군부가 제시한 최후통첩을 거부한 점을 지적한 것이다.

무르시 정권에 대해 여성을 상대로 한 폭력을 포함해 각종 폭력 행위를 중단하라고 압박하기도 했다.

사키 대변인은 이집트 군부의 움직임에 대한 미국의 태도를 묻는 말에는 “모든 당사자가 대화 분위기를 조성하는 동시에 폭력 수위를 낮추거나 종식할 조처를 해야 한다고 믿는다”고만 답변했다.

이번 조처를 쿠데타로 규정할 지에 대해서도 지극히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그는 “상황이 매우 긴박하고 유동적이어서 쿠데타가 진행 중인지 확인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미국 국방부도 이집트 군부 지도부와 긴밀하게 연락을 취하면서 사실상 상황을 관리해왔다.

조지 리틀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척 헤이글 장관이 전날과 지난주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국방장관과 두 차례 전화 통화했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리틀 대변인은 이집트 상황의 민감성을 이유로 자세한 통화 내용은 밝히지 않았으나 미국이 무르시의 퇴진과 군부의 국정 장악을 사실상 묵인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이집트 군부의 쿠데타를 인정한다고 해도 이집트에 대규모 원조를 제공하는 미국은 여전히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

현행 법률이 “정당한 선거를 거쳐 집권한 정부의 수장이 군부 쿠데타나 칙령 등에 의해 물러나는 국가에 대해서는 지원을 차단한다”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사태를 미국 국무부가 명백한 쿠데타로 규정하면 이집트에 대한 원조를 중단해야 하는 상황에 봉착하게 되는 셈이다.

존 케리 국무장관은 의회가 요구하는 민주화 기준을 이집트가 충족하지 못했음에도 지난 5월 이집트에 13억달러 상당의 군사 원조를 주는 방안을 승인한 바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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