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女,부친 살해범 27년간 나홀로 추적·검거

30대女,부친 살해범 27년간 나홀로 추적·검거

입력 2013-06-12 00:00
수정 2013-06-12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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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인 외국 도주 후 SNS 등 통해 ‘나홀로 추적’ 계속

“어머니는 절대로 범인의 이름을 잊어버리지 말라고 했어요. 그가 우리 가족에게 어떤 짓을 저질렀는지 똑똑히 기억해야 한다고….”

미국의 무명 여배우 조슬린 마티네즈(36)는 부친이 운영하던 뉴욕주(州)의 식당 밖에서 그를 총으로 쏴 숨지게 한 용의자가 27년 만에 마침내 검거된 데 대해 이렇게 소회를 밝혔다.

9살 때인 1986년 부친을 잃은 마티네즈는 용의자 후스토 산투스(43)를 수년간 추적한 끝에 마침내 그를 붙잡는 데 결정적인 단서를 제공했다.

당시 수사 당국은 마티네즈의 부친이 숨진 지 얼마 뒤 목격자들의 진술을 토대로 산투스를 살해 용의자로 지목했다.

그러나 산투스가 범행 후 도미니카공화국으로 도주하면서, 마티네즈 부친의 살해사건은 사실상 미제로 남게 됐다.

하지만 마티네즈는 사건 수사가 종결된 이후에도 범인의 소재지를 파악하기 위해 끈질기게 ‘나홀로 수사’를 계속했다.

그는 수년간 인터넷 검색 등을 통해 얻은 자료를 컴퓨터에 별도로 보관해왔다면서 “특별히 계획은 세우지 않고 닥치는 대로 조사했다”고 설명했다.

범인의 이름과 나이만 알고 있던 마티네즈는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인 마이스페이스와 페이스북 계정을 만들어 범인 정보를 게재했고, 2011년에는 미국의 TV프로그램인 ‘미국의 지명수배자’(America’s Most Wanted)에 편지를 보내기도 했다.

이 외에도 유료 신상정보 사이트인 백그라운드닷컴(Background.com), ‘피플서치닷컴’(USA-Peopleseach.com), ‘피플룩업닷컴’(Peoplelookup.com) 등에 가입해 용의자 산투스의 정보를 계속 추적했다.

마티네즈는 지난 2월 수사관들과 만나 자신이 수년간 모은 정보를 전달했고, 경찰은 이 정보를 기반으로 지난 6일(현지시간) 마침 내 미국 마이애미에서 산투스를 체포했다.

경찰에 따르면 산투스는 도미니카로 도주한 뒤에도 다른 범죄에 휘말려 2년간 옥살이를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 때문에 당시 수사관들은 사건 수사를 종결했던 것으로 보인다.

산투스는 마이애미에서 검거된 이후 범행을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그는 이번 달 안에 재판을 받을 전망이다.

마티네즈는 “아버지를 위해 범인을 꼭 찾아내야 한다고 생각했다”면서 “이제 범인에 대한 처벌은 뉴욕주 당국에 달렸다”고 말했다.

도미니카 출신으로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이주한 마티네즈는 도미니카의 TV 프로그램 ‘펀 위드 호히’(Fun with Jochy)를 비롯해 여러 뮤직비디오와 라디오 광고 등에 출연한 바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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