궂은 날씨에도 수백만명 참가…”동성결혼 허용 분위기 확산”
브라질 최대 도시 상파울루에서 2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규모의 동성애자 축제인 ‘파라다 게이’(Parada Gay)가 펼쳐졌다.올해로 17회째를 맞은 ‘파라다 게이’는 상파울루 시내 중심가인 아베니다 파울리스타(Avenida Paulista)에서 시작해 6시간 가량 이어졌다.
파울리스타 대로의 교통이 완전히 통제된 가운데 17대의 대형 행사 차량을 따라 참가자들이 거리 행진을 벌였다. 아침부터 폭우가 쏟아지는 등 궂은 날씨가 이어졌으나 축제에는 수백만 명이 참가했다.
행사가 열린 파울리스타 대로 주변에는 1천800명의 경찰과 900명의 상파울루 시 소속 청원경찰이 배치됐다.
’파라다 게이’는 1997년 6월 처음 열린 이래 규모가 갈수록 확대됐다. 지금은 미국 샌프란시스코와 뉴욕, 캐나다 토론토를 앞서는 세계 최대의 동성애자 축제가 됐다. 기네스북에도 이 부문 세계 최대 규모의 행사로 올라 있다.
1997년 첫 행사 당시 2천 명이었던 참가자 수는 10년 만인 2007년 350만 명까지 늘어나면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이후에도 해마다 300만 명 정도가 참가하고 있다.
’파라다 게이’는 카니발 축제, 국제 자동차경주대회 포뮬러 원(F1)과 함께 상파울루 시의 대표적인 관광상품으로도 꼽힌다.
한편 ‘파라다 게이’는 동성결혼 합법화 움직임을 확산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브라질 연방대법원은 지난 2011년 10월 사상 처음으로 동성결혼을 허용하는 판결을 내렸다. 연방대법원은 동성 부부가 일반 이성 부부와 같은 법적 권리를 갖는다는 점도 인정했다.
이어 지난달에는 사법협의회가 전국의 모든 등기소에 동성 간의 혼인신고 접수를 의무화하는 조치를 승인했다. 사법협의회는 각급 법원의 활동과 역할, 법률 해석을 자문하고 감독하는 사법부의 독립기관으로 15명의 위원으로 구성돼 있다.
중남미에서는 아르헨티나가 지난 2010년 7월 동성결혼을 합법화하는 법령을 공포했고 이후 동성결혼 부부가 빠르게 늘고 있다. 우루과이에서도 동성결혼 허용 법안이 의회를 통과했다. 7월 중순에는 첫 번째 합법적인 동성 부부가 탄생할 전망이다. 멕시코는 수도 멕시코시티에서만 동성결혼이 허용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