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9·11대책 발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9·11 테러’가 일어난 지 12년 만에 대(對)테러 정책에 근본적 변화를 꾀할 것임을 천명했다.소란 피운 반전단체 여성
미국 반전단체 ‘코드핑크’의 회원인 미디어 벤저민이 23일(현지시간) 워싱턴 국방대학교에서 보안요원들에 둘러싸인 채 항의하고 있다. 벤저민은 이날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국방대학에서 연설을 하는 도중 항의시위를 벌여 현장 관계자에 의해 연설장에서 끌려 나왔다.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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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대통령은 “이런 이유에서 지난 4년간 행정부는 테러리스트를 상대로 한 무력사용을 관리하는 체계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며 “어제 나는 이에 관한 ‘대통령 정책지침’에 서명했다”고 소개했다. 이에 따라 ▲생포가 불가능하고 다른 대안이 없는 경우 ▲미국 시민에 대한 지속적이고 임박한 위협이 있는 경우 ▲목표물이 확인되고 민간인 피해가 없을 것이라고 확신하는 경우 등에만 무인기 폭격을 허용할 것이라고 백악관 관계자가 설명했다.
그는 관타나모 수용소와 관련해 “나는 대통령으로서 수용소 폐쇄를 시도했으나 의회가 이를 막았다”면서 “오늘 의회에 관타나모 수용소의 수감자 이송에 관한 제한을 철회할 것을 다시 한번 요청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관타나모 수용소 폐쇄를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수감자들의 예멘 이송 금지 조치를 철회하는 동시에 국방부에 해당 업무를 담당할 특사를 지명할 것이라는 계획도 밝혔다. 척 헤이글 국방장관도 성명에서 “국방부에 대통령의 지침 이행을 위해 다른 정부기관들과 협력할 것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공화당은 이 같은 정책 변화가 미군 전력 약화로 이어질까 우려하고 있다. 보스턴글로브에 따르면 상원 정보위원회 소속 색스비 챔블리스 공화당 의원은 “대통령의 오늘 연설은 테러리스트에게 승리를 안겨준 격”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이날 오바마 대통령의 연설은 반전단체 여성 회원의 항의시위로 3차례나 중단됐다. 반전단체 ‘코드핑크’의 회원인 미디어 벤저민이 오바마의 연설 도중 “관타나모 수감자들을 즉각 석방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자, 오바마 대통령은 당황하지 않고 “연설을 계속 하게 해 달라”고 진정시켰다. 그러면서도 그는 “이 여성의 주장은 들어볼 가치가 있다”고 덧붙였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2013-05-25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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