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폭약통 등 증거인멸 혐의
미국 보스턴 마라톤 테러 용의자 조하르 차르나예프(19)의 대학 친구 3명이 증거인멸과 허위 진술 등의 혐의로 기소됐다고 워싱턴포스트와 CNN 등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카자흐스탄 국적의 유학생 디아스 카디르바예프와 아자마트 타즈하야코프, 미국인 로벨 필리포스는 2011년 조하르와 함께 매사추세츠대 다트머스 캠퍼스에 입학한 동갑내기 친구들이다. 미 연방수사국(FBI)은 테러에 관여한 혐의로 이들 3명을 체포해 정식으로 기소했으며 이날 오후 보스턴 연방 법원에서 첫 심문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수사당국이 제출한 공소장에 따르면 카디르바예프는 테러 3일 뒤 언론에 공개된 용의자 사진을 본 후 조하르에게 “너와 닮은 사진이 있다”고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그러자 조하르는 “나한테 메시지를 안 보내는 게 좋겠다. 내 방에서 필요한 것이 있으면 뭐든지 가져가라”고 답장을 보냈다.
이후 이들 3명은 조하르의 방에서 빈 폭약통과 배낭을 발견한 뒤 그가 범인임을 확신했고, 곧이어 검은 봉투에 증거물들을 담아 근처 쓰레기 매립지에 버렸다. 수사팀 관계자는 “이들은 조하르가 문제에 휘말리는 것을 원치 않아 가방을 버리기로 했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다만 이들이 조하르로부터 증거인멸 부탁을 받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카디르바예프와 타즈하야코프는 증거인멸과 수사 방해 혐의로 기소됐고 필리포스는 FBI 조사에서 ‘조하르의 방에 갔는지 기억나지 않는다’며 허위 진술을 한 혐의가 추가로 적용됐다.
만약 재판에서 유죄가 인정된다면 필리포스는 최대 징역 8년형과 벌금 25만 달러, 나머지 두 사람은 최대 징역 5년형과 같은 액수의 벌금을 받을 수 있다고 CNN이 전했다.
최재헌 기자 goseoul@seoul.co.kr
2013-05-03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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