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정권 최강 무기는 조선중앙통신”

“김정은정권 최강 무기는 조선중앙통신”

입력 2013-04-30 00:00
수정 2013-04-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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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 2천여명 대조직…”치밀한 조율로 메시지 선정”

최근 도발 위협을 거듭하고 있는 북한 정권이 가장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무기는 군대나 미사일이 아닌 국영 뉴스통신사라고 미국 워싱턴포스트(WP)가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날 서울발 기사에서 2천명이 넘는 직원을 보유한 대규모 뉴스통신사인 조선중앙통신(KCNA)이 북한 정권의 대표적인 ‘대변인’(mouthpiece)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평가했다.

신문은 조선중앙통신이 이웃국가들에 대한 핵 타격 경고를 발표하는 등 외부 선전용으로 이용되는 것은 물론 내부적으로는 당이 원하는 방향으로 분위기를 조성하는 이른바 ‘정권 홍보업체’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 통신의 메시지는 전략가, 작가, 언론인 등 수천명이 참가해 수십차례의 회의를 거치는 등 영화대본과 같이 치밀한 조율에 의해 나온다고 소개했다.

또 조선중앙통신이 북한의 수많은 매체 가운데 하나이긴 하지만 가장 영향력이 큰 것은 물론 다른 매체에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어 사실상 북한의 2천400만 주민과 외국인을 모두 상대하고 있으며, 한국 국방부가 조선중앙통신의 메시지를 분석하는 팀을 두고 있을 정도라고 강조했다.

특히 지난 1990년대 중반 최악의 기근이 발생해 대부분의 경제활동이 중단됐을 때도 조선중앙통신의 활동은 이전과 마찬가지였을 정도로 막강한 힘을 발휘하고 있다고 전했다.

워싱턴포스트는 그러나 조선중앙통신이 엄청난 영향력을 갖고 있지만 자신들이 원하는 기사를 내보내지는 못한다고 지적했다.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직접 지시에 따르는 직원은 거의 없으나 김 제1위원장의 마음에 들거나 그에게 도움이 될만한 기사를 알아서 판단해 선정한다는 것이다.

또 한반도 긴장이 높아지는 경우에는 노동당 선전선동부의 메모를 받아 미국에 대한 비난의 수위를 한층 높여 전쟁분위기를 의도적으로 만드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과거 조선중앙통신에서 근무했던 탈북자 장해성 씨는 “실제로 보도되기 전에 6단계의 편집과 검열을 거쳤다”면서 “매주 목요일에 준비된 기사들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보내졌다”고 말했다.

최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 결의나 한국의 대화 제안에 대해 조선중앙통신의 반응이 늦었던 것도 이런 검열 때문으로 보인다고 신문은 분석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밖에 과거와는 달리 최근 북한 주민 상당수가 중국을 통해 건너오는 DVD나 외국 라디오방송 등을 접할 수 있기 때문에 조작된 보도가 어려운 상태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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