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고속철 폭발물설치범 ‘화학 테러’ 시도

대만 고속철 폭발물설치범 ‘화학 테러’ 시도

입력 2013-04-18 00:00
수정 2013-04-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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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수로 끝난 대만 고속열차 폭발물 테러 시도 사건 용의자들이 화학 테러를 기도했다는 정황이 드러났다.

 대만 범죄수사국(CIB)은 고속열차와 모 입법위원(국회의원) 사무실 앞에서 수거한 4개의 가방형 사제 폭발물을 분석한 결과 휘발유와 소형 가스통,타이머 장치,시안화나트륨,염산 등의 내용물이 확인됐다고 밝혔다고 연합보 인터넷망 등이 17일 전했다.

 도금이나 농약용으로 쓰이는 시안화나트륨은 독성이 강한 물질로 염산 등과 결합하면 유독가스를 생성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범죄수사국은 폭발물이 조잡하게 만들어져 4개 모두 폭발로는 이어지지 않았지만 용의자들의 의도대로 상황이 진행됐다면 상당한 피해가 발생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당국은 중국 광둥(廣東)성에서 검거돼 전날 대만에 인계된 용의자 2명을 상대로 구체적인 범행 동기와 범행 배후 가능성,공범 여부 등도 조사하고 있다.

 당국은 폭발물과 함께 마잉주(馬英九) 총통의 이름이 적힌 종이 등이 발견된 점으로 미뤄 정치적인 의도 등이 있을 가능성 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폭발물을 직접 제조한 주범으로 지목된 후(胡)모씨는 변호사 출신으로 “사회에 대한 불만 때문에 범행을 준비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그는 최근까지 대만의 한 기업 경영에도 관여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공범인 주(朱)모씨는 최근 7∼8년 사이 후씨의 출근을 도운 택시기사로 알려졌다.

 현지 언론은 후씨와 대만 유력 기업인의 소송 관련 불화설 등이 범행 배경과 관련이 있다는 추측성 보도도 내놓고 있다.

 당국은 후씨가 인터넷 등을 통해 사제 폭발물 제조법 등을 익힌 것으로 추정했다.

 후씨의 남부 타이난(臺南) 집에는 화학 창고를 방불케 할 정도로 폭발물 제조에 필요한 용품 등이 널려 있었다고 당국은 전했다.

 범죄수사국은 살인미수,사회안전위협,폭발물 불법 제조 등의 혐의가 적용되면 최소 10년 이상의 징역형이 내려질 수 있다고 밝혔다.

 용의자들은 지난 12일 오전 대만 남부 가오슝(高雄)에서 북부 타이베이로 운행하던 고속철도 제616 열차 승객 화장실과 북부 신베이(新北)시 모 입법위원 사무실 앞에 폭발물 2개씩을 설치하고 당일 마카오를 거쳐 중국 주하이(珠海)시로 달아났다.

 폭발물 의심 수하물 신고가 접수될 당시 고속열차에는 600여 명의 승객이 타고 있었다.

 신베이시 입법위원 사무실도 당일 다수 시민이 참가한 전통종교 거리 행사장과 인접한 곳이었다.

 대만 내정부(안전행정부)는 이 사건을 계기로 대중 교통시설 등 다중 집합장소 테러 대책에 대한 전면 재점검에 착수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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