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아내에 아들도 없어”…日 왕세자 퇴위론

“아픈 아내에 아들도 없어”…日 왕세자 퇴위론

입력 2013-03-26 00:00
수정 2013-03-26 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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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아키히토 일왕의 장남인 나루히토(53) 왕세자가 스스로 물러나야 한다는 ‘왕세자 퇴위론’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올해 79세인 아키히토 일왕의 건강에 대한 불안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나루히토 왕세자가 아들이 없고 부인인 마사코(49) 왕세자빈이 ‘적응 장애’라는 병으로 10년째 요양 중이기 때문이다. 왕세자가 물러날 경우 ‘왕위 계승 1순위’는 동생 후미히토(47) 왕자에게 넘어간다. 후미히토 왕자는 아들 히사히토(6) 를 두고 있다.

 일본의 종교학자 야마오리 데쓰오(81)는 월간지 ‘신초 45’ 3월호에 실은 ‘황태자(왕세자) 전하, 퇴위하십시오’라는 제목의 글에서 “황태자가 마사코빈과 (딸인) 아이코 공주와 함께 제2의 인생을 선택해도 좋은 시기가 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25일 아사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왕세자 퇴위론’을 제기한 배경에 대해 “(일본) 국민이나 언론이 (왕세자) 일가에 대해 ‘다소간의 불안과 과도한 기대의 눈길’을 쏟고 있고, 그 눈길이 언제 차가운 시선으로 변할지 모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주간지에도 왕세자 퇴위 논란이 들끓고 있다. ‘슈칸분슌’(주간문춘) 최근호에는 나루히토 왕세자의 친구라는 이가 등장해 “천황(일왕) 폐하에게 정년이 없는데 황태자 전하가 ‘그만두겠다’고 말할 수 있겠느냐”고 반론을 제기했고, 다른 잡지에는 “퇴위가 현실적”이라는 주장이 잇따르고 있다.

 퇴위론이 등장한 배경에는 마사코 왕세자비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도 영향을 미쳤다. 올해 6월로 결혼 20주년이 되는 마사코 왕세자비는 지난해 궁 밖 외출은 30차례에 불과했고 지방방문 행사는 단 한 차례도 없을 정도로 외부와의 접촉을 기피하고 있다. 슈칸분슌은 이달 초 ‘마사코님의 금전감각’이라는 기사를 통해 왕세자비의 낭비벽을 폭로했다.

 도쿄 이종락 특파원 jrlee@seoul.co.kr
2013-03-26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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