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103억엔 출자해 샤프 지분 3% 인수 샤프, LCD 공급 확대…샤프-애플 관계 관심
삼성전자가 경영난에 빠진 일본 전자업체 샤프에 103억엔을 지분 투자하기로 했다.샤프는 6일 삼성전자 일본법인에 이달 안으로 지분 3%를 제3자 할당 증자 방식으로 넘기고 삼성전자에 대한 LCD 패널 공급을 확대하는 내용의 자본·업무 제휴 내용을 정식 발표했다.
샤프는 그동안 대만 훙하이(鴻海)정밀공업과 진행해온 출자 교섭이 여의치 않자 전자업계 최대 라이벌인 삼성전자와 자본 제휴 협상을 벌여왔다.
삼성전자는 이번 제휴 성사로 그룹 계열사 지분을 포함할 경우 샤프의 5대 주주로 부상하게 되며, 금융기관을 제외할 경우 최상위 주주가 된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보도했다. 이 신문은 또 “한일 전자 대기업이 자본 제휴를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이번 제휴는 (한일 전자업체간) 장기간 라이벌 관계를 넘어서는 것으로 새로운 재편의 계기가 될 가능성도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샤프 주가는 이날 도쿄주식시장에서 한때 19%나 급등했다. 샤프는 삼성과의 제휴로 악화된 재무기반을 개선할 뿐만 아니라 액정 공장 가동률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샤프는 미에(三重)현 가메야마(龜山) 제1공장을 미국 애플사 전용으로 운영해왔지만, 애플이 아이폰 5용 액정 주문량을 줄인 탓에 공장 가동률이 50% 이하로 떨어졌다.
샤프가 자본 제휴를 계기로 삼성전자에 액정 공급을 늘릴 경우 애플이 반발할 가능성도 있다고 닛케이는 내다봤다.
삼성은 이번 투자로 LCD 패널을 신규 투자 없이 안정적으로 조달할 수 있게 됐다.
샤프는 작년 3월 훙하이로부터 669억엔 규모(지분의 9.9%)의 출자를 받기로 합의했으나 그 뒤 구체적인 출자 조건 등을 놓고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진 상태다. 훙하이의 출자기한은 26일이다.
샤프는 지난해 12월 미국 통신기술 대기업인 퀄컴에서도 최대 약 100억엔의 투자를 받고, 차세대 디스플레이를 공동 개발하기로 합의했다.
샤프는 액정이나 태양전지 등의 판매 부진으로 2012 회계연도(2012년 4월∼2013년 3월)에 4천500억엔 적자를 낼 전망이다. 2년 연속으로 거액 적자를 내는 셈이다. 정리해고 등으로 작년 10∼12월 5분기만에 영업 흑자를 냈지만, 자기자본비율이 9.9%로 떨어진 상태여서 자본 증강이 급선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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