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케시마 날 한쪽에선…일본인 돕는 한국인들

다케시마 날 한쪽에선…일본인 돕는 한국인들

입력 2013-02-22 00:00
수정 2013-02-22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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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치인 몇몇이 떠든다고 해서 우리 땅 독도가 어떻게 되는 게 아니잖습니까. 도와줄 수 있고 나눠줄 수 있으면 어느 나라 사람이든 도와야죠”

23일 재일 한국인 김기호(44)씨, 일본인 하마다 게이지로(濱田圭司郞·45)씨와 함께 칠레로 떠나는 성북경찰서의 김전환(43) 경사는 21일 연합뉴스와 전화통화에서 자신들의 출발 전날 시마네(島根)현에서 열리는 ‘다케시마(竹島·독도의 일본식 명칭)의 날’ 행사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김 경사와 김기호씨는 시각장애인 하마다씨를 도와서 내달 3∼9일 칠레 아타카마 사막에서 열리는 250㎞ 마라톤 대회에 출전한다. 한명은 사막 횡단에 처음 도전하는 하마다씨의 몸에 묶은 줄을 잡고, 다른 한 명은 끊임없이 말을 걸며 250㎞ 거리를 달려야 한다. 김 경사와 김기호씨는 이미 사하라와 고비사막을 달린 경험이 있다.

김기호씨가 일본인을 도와서 사막 마라톤에 출전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미국 유학시 일본인 아내와 만나서 결혼한 김씨는 2005년부터 일본에서 시스템 엔지니어로 일하며 어린 딸을 키우고 있다. 국제 가정을 꾸린 김씨의 소망은 한국과 일본이 사이좋게 지내는 것. 2011년에는 가방에 양국 국기를 함께 꽂고 일본이 동일본대지진 피해를 하루빨리 극복하길 기원하며 사하라사막을 달리기도 했다.

김 경사 등의 생각도 비슷하다. 김 경사는 “사막을 달린 뒤 마지막에 소주라도 한잔 나누게 되는 건 일본인이 많더라”라고 말했고, 외국인과의 동반 마라톤에 처음 도전한다는 하마다씨도 “국가간에 삐걱거리는 와중에도 양쪽 국민은 손잡고 달린다는 걸 세상에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롯데호텔과 롯데면세점, 롯데JTB도 비슷한 생각으로 풀뿌리 교류에 나섰다.

3개사 직원 약 70명은 22일 후쿠시마시에서 대지진 피난민들에게 한국 음식을 제공할 예정이다. 한류 덕에 일본 관광객을 대거 유치한 이들 회사가 대지진과 원전 사고로 실의에 빠진 후쿠시마 주민들을 돕겠다며 2011년 6월에 이어 두번째로 벌이는 봉사활동이다. 한류 스타 최지우씨와 함께 음식을 나르고 기념촬영에 응할 예정이다. 롯데호텔 관계자는 “정치와 상관없이, 민간 교류를 한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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