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말리아에서 프랑스판 ‘블랙호크 다운’ 재연

소말리아에서 프랑스판 ‘블랙호크 다운’ 재연

입력 2013-01-14 00:00
수정 2013-01-14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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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질 구출작전 실패에 10여명 민간인 사망자까지

1993년 미군은 충분한 준비 없이 소말리아 군벌 지도자를 체포하겠다고 군사작전을 펼쳤다가 참담하게 실패했다.

이 이야기는 영화 ‘블랙 호크 다운’으로 만들어졌다.

약 20년 뒤인 12일(이하 현지시간) 프랑스 군은 자국 인질을 구출하기 위해 군사작전을 벌였지만, 20년 전 미군과 비슷한 결과만을 얻었다.

구출 대상이던 인질은 숨진 것으로 추정되고 프랑스군 특수부대원 2명 역시 전사로 간주되는 것은 물론, 소말리아 민간인 10여명이 작전 과정에서 목숨을 잃었기 때문이다.

CNN과 알자지라 등 외국 언론에 따르면 프랑스 군은 약 1개월 전부터 이번 작전을 준비했다.

소말리아 이슬람 무장단체 알샤바브에 2009년부터 붙들려 있던 자국 정보요원을 구출하기 위한 시도였다.

프랑스 당국은 감금 장소를 수시로 옮기던 납치범들을 끈질기게 추적했고, 해안과 가까운 소말리아 남부 불로마레르 마을로 인질이 옮겨졌다는 첩보를 얻은 뒤 작전 실시를 결심했다.

그러나 헬기 5대와 50명 가량의 특수부대원만으로는 프랑스의 준비가 부족했다.

11일 밤 프랑스 헬기가 특수부대원을 상륙시키기 위해 불로마레르 마을 외곽에 착륙하는 순간 알샤바브 정보원에 의해 탐지됐다.

프랑스 특수부대원들이 불로마레르 마을에 도착할 때 이미 마을에는 100여명의 중무장한 알샤바브 무장대원들이 도사리고 있었다.

마을 어귀의 검문소에서부터 총격전이 벌어진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프랑스 측은 헬기를 동원해 공중 화력 지원에 나섰지만 큰 소득을 얻지 못했고, 인질이 잡혀 있던 가옥만 파괴했을 뿐이었다.

몇시간 동안의 교전 끝에 프랑스 군은 병력을 헬기에 태워 철수시켰지만 특수부대원 1명이 사망했고 다른 1명은 실종된 상태였다.

알샤바브 관계자는 알자지라와의 인터뷰에서 프랑스 군이 “고립되자 헬기로 무차별 사격을 가하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프랑스 측이 “정보 수집 과정에서의 치명적 실수를 저질러 작전을 재앙으로 만들었으며 노인과 여성을 비롯한 민간인들만 살해했다”고 비아냥댔다.

알샤바브의 고위 지휘관 세이크 모하메드 이브라힘은 AFP통신을 통해 “전사들이 (프랑스군의) 공격을 미리 알고 있었고 방어 준비를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프랑스 군 당국은 이번 작전에서 알샤바브 무장대원 17명이 사망했다고 발표했지만, 인질 구출이 사실상 무산된데다가 민간인 피해마저 발생하면서 무색해졌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13일 의회에 보낸 서한을 통해 프랑스의 이번 작전을 돕기 위해 미국 전투기가 잠시 소말리아 영공에 진입했지만, 무기를 사용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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