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재정절벽 ‘발아래’…막판 대타협 시도

美재정절벽 ‘발아래’…막판 대타협 시도

입력 2012-12-28 00:00
수정 2012-12-28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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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의회 지도부와 28일 회동…하원 30일 소집연내 타결 비관론 확산…‘벼랑 끝 대치’

미국 정치권의 이른바 ‘재정 절벽(fiscal cliff)’ 협상이 난항을 거듭하면서 사실상 연내 타결은 물 건너간 게 아니냐는 비관론이 부상하고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민주ㆍ공화 양당 지도부가 연말 휴가까지 반납하고 막판 ‘접점 찾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최근 협상 분위기와 의회 절차 등을 고려하면 법안 처리는 이미 무산된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는 것이다.

그러나 정치권은 대화 채널을 마지막 순간까지 열어두겠다는 방침이어서 막판 대타협에 대한 기대도 계속되고 있다.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27일(이하 현지시간) 상·하 양원 지도부가 28일 백악관에서 회동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그동안 오바마 대통령이 의회 지도자들과 개별 접촉을 해 왔기 때문에 이번 면담은 대통령과 의회 지도부가 처음으로 함께 머리를 맞대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협상 시한을 나흘 남겨둔 이날 오전 하와이 겨울휴가 일정을 애초 예정보다 빨리 끝내고 백악관으로 복귀했다.

그는 전날 밤 휴가지를 떠나기 직전 상원의 해리 리드 민주당 원내대표와 매코널 공화당 원내대표, 하원의 존 베이너 의장과 낸시 펠로시 민주당 원내대표 등 지도부에 전화를 걸었다고 백악관은 전했다.

크리스마스 연휴로 잠시 중단됐던 협상의 새로운 물꼬를 트기 위한 시도였지만 별다른 성과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때 오바마 대통령이 의회에 ‘부자 증세’의 기준을 높이는 수정안을 제시했다는 설이 돌기도 했으나 백악관은 이를 부인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선거 운동 기간에 연소득 25만 달러 이상 고소득층의 세금 감면 연장을 종료하는 안을 공약으로 내세웠다가 이를 40만 달러로 높였으나 공화당이 거부하자 다시 25만 달러로 낮춘 상태다.

의회는 27일도 형식적으로 개원하기는 했으나 상당수 의원이 워싱턴DC를 떠나 있어 개점휴업 상태와 다름없었다.

리드 대표는 이날 상원 전체회의에서 “시한인 31일을 앞두고 시간은 점점 흘러가고 있고 우리는 재정절벽으로 향하는 듯하다”면서 연내 타결이 어렵다는 전망을 했다.

그는 그러면서 “매코널 대표와 베이너 의장의 협조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고 민주당은 자체 계획을 추진할 수가 없는데, 그들은 계속 침묵을 지키고 있다”면서 공화당에 책임을 넘겼다.

이에 대해 베이너 의장 측은 공화당이 장악한 하원이 이미 지난 8월 모든 소득계층에 대한 세금 감면을 연장하는 법안을 통과시켰고, 지난 20일에는 자동 예산 감축을 막는 법안을 처리했다면서 민주당이 다수 의석인 상원에 대해 이들 법안의 조속한 처리를 촉구했다.

베이너 의장과 공화당은 조지 W. 부시 대통령 시절부터 시행해온 ‘부시 감세안’을 소득 수준과 무관하게 일괄 연장하는 것을 골자로 한 법안을 수용하라며 공화당을 압박해왔다.

베이너 의장과 에릭 캔터 원내대표 등 하원 공화당 지도부는 또 이날 컨퍼런스 콜(전화회의)에서 동료 의원들에게 데드라인(31일 자정) 하루 전이자 휴일인 이달 30일 오후 6시30분 등원하라고 알렸다.

공화당은 일단 이번 의회 임기가 완전히 끝나기 직전인 새해 1월2일까지 회기를 연장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상원이 재정 절벽 회피를 위해 하원이 통과시킨 법안을 개정했을 때를 대비해 이를 가결 또는 부결 처리할지 결정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앞서 상원은 지난 7월 개인 소득 20만 달러, 부부 합산 소득 25만 달러 미만의 부시 감세안을 1년 연장하는 것을 골자로 한 법안을 통과시킨 바 있다.

하원이 일요일에도 개원한 것은 2차 대전 이래 16차례에 불과하며 가장 최근 사례는 2010년 3월21일 오바마 대통령의 건강보험개혁법, 이른바 ‘오바마케어’의 표결 처리를 위해 모인 것이다.

정치권에서는 베이너 의장이 최근 제시했던 연소득 100만 달러 이상 가계의 세금을 올리는 ‘플랜 B’의 의회 표결이 무산되면서 양측이 협상 테이블에 올려놓은 구체적인 계획이 없어졌기 때문에 연내 타결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일각에서는 양당이 각자 지지층의 눈치를 보면서 명분 쌓기 차원에서 의도적으로 ‘벼랑 끝 전술’을 구사하고 있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막판까지 강경한 협상 태도를 유지하면서 시한을 넘기더라도 내년 초에 관련법안을 처리할 때 소급 적용 조항을 넣으면 경제적인 타격을 줄일 수 있다는 ‘정치적 셈법’이라는 것이다.

반면 오바마 대통령이 이번 주 내에 다시 의회 지도부와 전격 회동해 막판 극적인 타협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는 낙관론도 나오고 있다.

국제적 신용평가업체들이 재정 절벽 및 국가 부채 규모 상향조정 협상이 결렬되면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을 강등할 수 있다고 경고한데다 소득세 감면이라는 사안이 여론과 직결돼 있다는 점을 정치권이 무시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에서다.

이에 따라 의회 내에서는 세금 인상을 막기 위한 이른바 ‘스몰딜(Small Deal)’ 형태의 부분 타결을 점치는 관측도 나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재정 적자 감축 방안을 포괄하는 ‘빅딜(Big Deal)’이 어렵다면 세금 감면 조치 및 장기 실직자에 대한 실업수당 지급 연장 안부터 우선 처리하고 나서 내년 초에 다시 추가 협상을 하자는 의견이다.

매코널 대표는 여전히 재정 절벽을 회피할 시간은 있다고 강조하면서도 민주당에 화살을 날렸다.

그는 이날 상원 전체회의에서 “그렇지만 우리가 재정 절벽 끝에 서 있다고 해서 상원 민주당이 들이미는 백지 수표에 무조건 서명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날 고(故) 대니얼 이노우에 상원의원의 자리를 승계한 브라이언 샤츠 하와이주 부지사의 상원의원 취임 선서식에 참석했던 조 바이든 부통령은 기자들에게 “나는 낙관도 비관도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오바마 행정부의 잠정 안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공화당 표를 끌어들일 만한 안이 있으면 말해봐라. 그러면 얘기해주겠다”고 비켜나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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