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주요 사망원인…부모·친척이 범인인 경우도 다수”
미국에서 최근 5년간 총기로 희생된 어린이 수는 560여 명인 것으로 파악됐다.25일 미 연방수사국(FBI)의 범죄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06년부터 2010년까지 5년간 총기사건으로 사망한 12세 미만 어린이 수는 모두 561명이다.
2006년 120명, 2007년 115명, 2008년 116명, 2009년 114명, 2010년 96명으로 매년 비슷한 수준이다. 이 수치에는 총기 오발 등 단순 사고로 인한 사망자는 포함돼 있지 않다.
AP통신이 자체 분석한 결과 어린 목숨을 앗아가는 총기사건들은 단순히 폭력조직, 마약 등과 연관돼 발생하는 것만은 아니었다.
올해만 해도 지난 9월 발생한 페이스 엘런(22개월), 오텀 코크런(10세), 알리사 코크런(11세) 등 세 아이 총기 살해사건의 범인은 바로 이들의 어머니였다.
오리건주 던디에서는 한 가장이 별거 중인 아내와 두 아이를 총으로 쏴 죽이는 등 올해 총기사건으로 사망한 어린이 대다수는 부모, 친척에 의해 죽임을 당했다.
이런 사실은 총기사건이 각종 폭력, 물놀이 사고 등 어린이 사망을 초래하는 주요 원인 가운데 하나가 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인권단체 ‘전미유색인종지위향상협회’(NAACP)의 벤 질러스 회장은 “미국에서 총기사고로부터 안전한 곳은 어디에도 없다”면서 “그래서 총기규제에 대한 국가적 차원의 논의가 필요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총기규제 논의가 확산하는 가운데 백악관 청원사이트에는 총기규제 필요성을 적극 주장한 CNN방송의 유명 앵커 피어스 모건을 추방하자는 청원서가 올라와 지금까지 4만 8천여 명이 서명했다고 로이터통신이 24일 전했다.
모건은 지난 14일 발생한 코네티컷주 뉴타운 총기난사 사건과 관련해 지난주 총기소유 옹호론자와 인터뷰 하던 중 “당신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멍청하다. 미국에서 총기 살인율이 올라가는 건 상관하지 않는다”고 비난해 논란이 됐다.
모건은 영국 일간 데일리 미러의 편집장 출신으로 현재 CNN에서 대담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모건은 뉴타운 사건에 이어 24일 뉴욕에서 또다시 발생한 총기사건을 언급하면서 자신의 트위터에 “나를 쫓아내자는 청원서에는 상관하지 않는다. 총기사건으로 죽거나 다친 뉴욕의 소방관들이 진심으로 걱정될뿐”이라고 적었다.
크리스마스 이브인 이날 뉴욕주 웹스터의 한 주택가에서 총기 소지가 금지된 중범죄 전과자가 자신의 집에 불을 지른 뒤 출동한 소방관들에게 총을 발사해 소방관 2명이 죽고 3명이 다치는 사건이 발생한 바 있다.
정치평론가 하워드 브래그먼은 “이 논란은 모건이 영국 태생이기 때문에 발생한 측면이 크다. 그는 미국과 영국의 차이점을 본 것”이라며 모건을 옹호했다.
그는 “이번 일이 모건의 명성에 해를 끼치지는 않을 것이다. 오히려 그가 진행하는 프로그램의 시청자가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