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헌재의 난?

이집트 헌재의 난?

입력 2012-12-03 00:00
수정 2012-12-03 0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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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헌의회 합법성 판단 미루고 무기한 파업… 무르시 “새 헌법 15일 국민투표”

이집트 헌법재판소가 2일(현지시간) 열기로 한 제헌의회의 합법성 여부를 가리는 재판을 연기하는 동시에 무기한 파업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헌재는 성명을 내고 재판 재개 일자를 언급하지 않은 채 “행정상의 이유로 재판을 연기한다.”고 밝혔다. 헌재는 또 “이런 환경에서는 헌재가 제대로 역할을 할 수 없다.”며 “재판관들이 어떠한 심리적, 물리적 압력 없이 업무를 집행할 수 있을 때까지 업무를 무기한 중단하겠다.”고 설명했다.

헌재는 이날 이슬람주의자들이 장악한 제헌의회의 합법성을 판단해 해산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전날부터 모여든 시위대가 헌재 청사를 둘러싼 채 재판관들의 진입을 차단해 제헌의회 안건을 처리할 수 없게 됐다.

한편 무함마드 무르시 대통령은 오는 15일 새로운 헌법 초안의 찬반을 묻는 국민투표를 실시한다고 1일 밝혔다. 무르시 대통령은 카이로 국제회의장에서 제헌의회로부터 새 헌법 초안을 넘겨받은 뒤 “새로운 민주주의를 위해 가능한 한 빨리 이집트의 중요한 문제에 대해 정직하고 공정함을 갖춘 진지한 국민적 대화가 이뤄져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지난달 30일 제헌의회는 17시간의 마라톤 협상 끝에 헌법 초안을 승인했다. 하지만 제헌의회 의원 100명 가운데 기독교계와 자유주의 진영 의원들이 불참한 상태에서 무슬림형제단 회원과 살라피스트 등 이슬람주의자 위주로 86명이 표결에 참여해 통과된 탓에 이에 반발하는 시위가 이집트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무르시 대통령에 반대하는 시위자 20여만명은 민주화 성지인 카이로 타흐리르 광장에서 9일째 새 헌법 초안 철회를 촉구하며 농성을 벌이고 있다. 이에 맞서 카이로대 인근에서는 무르시 대통령을 지지하는 대규모 집회도 열렸다. 무슬림형제단이 주도한 이 집회에는 10여만명이 모여 무르시 대통령의 사진과 국기를 흔들며 지지세를 과시했다.

무르시 대통령은 지난달 22일 사법기관의 의회 해산권을 제한하고 대통령령과 선언문이 최종 효력을 갖는다는 내용 등이 담긴 새 헌법 선언문을 발표했다. 이집트 야권과 일부 지식인들은 이에 대해 대통령에게 과도한 권한을 준 ‘현대판 파라오 헌법’이라며 반대 시위를 벌이고 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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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2-03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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