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미얀마라 부를까, 버마라 부를까”

오바마 “미얀마라 부를까, 버마라 부를까”

입력 2012-11-17 00:00
수정 2012-11-17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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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턴 美 국무, 국명 대신 ‘이 나라’ 사용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오는 19일 역사적인 첫 미얀마 방문을 앞두고 두 국가의 외교의례상 문제 하나가 수면으로 떠올랐다.

국제사회에서 ‘미얀마’와 ‘버마’라는 두 개의 국명이 혼용되는 이 나라를 오바마 대통령이 어떻게 불러야 할지에 관한 것이다.

미얀마는 군부가 집권한 지난 1989년 버마라는 기존 국명을 버리고 현재의 국명을 채택했다.

당시 군부는 민주화 시위를 강경 진압, 국제사회의 비난이 빗발치는 가운데 국민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지 않은 채 독단적으로 국명 변경을 강행해 강한 반발에 부닥쳤다.

군부는 국명 변경의 근거로 버마라는 국명이 영국 식민지 시대의 잔재라는 점을 내세웠다.

또 미얀마가 135개의 소수민족으로 구성돼 있는데, 버마라는 국명은 다수 민족인 버마족만을 배려하고 있다며 이를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얀마가 50여 년간의 군부 통치에서 벗어나 정치적으로 개방되면서 국명에 관한 논쟁은 어느 정도 약화했고, 국제사회에서는 두 개의 국명이 모두 쓰이고 있다.

미국은 영국, 캐나다, 뉴질랜드 등과 함께 버마를 공식 호칭으로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테인 세인 대통령이 이끄는 미얀마 개혁정부와의 관계가 돈독해지고 고위관리들의 왕래가 잦아지면서 더는 버마라는 이름만을 고집하지 않는 모양새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지난해 12월 미얀마를 방문했을 때 국명을 부르는 대신 ‘이 나라’라는 단어를 주로 사용했다.

또 지난 9월 뉴욕에서 세인 대통령을 만났을 때나 미얀마에 대한 제재 완화를 발표할 때에도 국명을 직접 부르지 않았다.

미얀마를 찾은 미 상원의원들은 두 개의 국명을 혼용했으며, 의회 청문회에서는 공식 호칭인 버마 대신 미얀마라는 단어가 자주 등장했다.

이러한 변화가 나타난 데는 외교의례상 미얀마 관리들을 불쾌하게 할 수 있다는 점도 작용했다.

일례로 미얀마의 우나 마웅 르윈 외무장관은 지난해 5월 미 특사에게 “당신들에겐 이게 사소한 일일지 모르지만, 사실 국명 호칭은 국격에 관한 문제”라며 “나라 이름을 바르게 부르는 행위는 평등과 상호존중을 보여준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처럼 최근 미얀마를 방문한 미국 관리들의 전례를 따라 오바마 대통령은 두 개의 국명 가운데 어느 것도 사용하지 않는 ‘회피책’을 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워싱턴 소재 전략국제연구센터의 동남아시아 전문가인 어니 보어는 미국 외교관들조차 미얀마 관리들과 대화할 때 예의상 미얀마라는 국명을 쓴다며, 정부의 기존 정책이 곧 바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방문을 앞둔 미얀마는 국내 문제를 해결하려는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세인 대통령은 17일 관영신문인 ‘뉴 라이트 오브 미얀마’를 통해 주민들 간 유혈분쟁이 국가의 개혁을 저해하고 세계무대에서 체면을 잃게 한다며 유례없이 강하게 비판했다.

미얀마 서부 라카인주(州)에서는 지난 6월부터 불교도인 라카인족과 이슬람교도인 로힝야족 간 유혈충돌이 두 차례 발생해 89명이 숨지고 10만여명이 피란했다.

세인 대통령은 또 전날에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게 서한을 보내 로힝야족의 분쟁 사태를 해결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뿔뿔이 흩어진 주민들의 재정착에서부터 시민권 발급 문제에 이르기까지 로힝야족이 정부에 가진 불만과 적대감을 해결하겠다”며 출생등록과 취업허가, 이주허가를 내주는 방안을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미얀마 당국은 유혈충돌 이후 비상사태가 선포된 라카인주에서 법을 어기고 인권침해 행위를 저지른 주민 1천81명을 체포했다.

당국은 이 가운데 940명을 구금했고 143명에게는 법적인 조처를 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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