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샌디’로 추위·기름대란에 시달려

美 ‘샌디’로 추위·기름대란에 시달려

입력 2012-11-03 00:00
수정 2012-11-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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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전 수백만 가구 난방 못해..주유소 장사진

미국 동부 지역이 허리케인 ‘샌디’의 후폭풍에 시달리고 있다.

‘샌디’가 지나갔지만, 전력 복구 작업이 장기화하고 기온마저 떨어져 전기를 공급받지 못하는 상당수 주민이 추위에 떨고 있다.

정전으로 문을 연 주유소가 많지 않아 영업 중인 주유소 앞은 기름을 넣으려는 차량이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

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지난 1일까지 전력 공급이 재개된 가구는 500만으로 늘어났지만, 아직도 수백만 가구가 밤마다 암흑 속에서 지내고 있다.

특히 샌디가 지나간 이후 기온이 화씨 37∼40도(섭씨 2∼4도)까지 떨어져 정전된 가구들은 난방을 하지 못하고 있다.

난방을 하지 못하는 주민들은 가스 난방 기구를 사용하거나 전기가 들어오는 친척과 아는 사람들의 집으로 대피하고 있다.

뉴욕의 스테튼 아일랜드에 사는 리디아 크레스포는 “전기가 들어오지 않아 가스 난로로 난방을 하고 있지만, 집이 아이스박스 같고 가스 냄새만 진동한다”고 말했다.

정전 주민의 고통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시장은 “피해 지역이 광범위해 복구 작업에 많은 시간이 걸린다”면서 완전한 전력 공급 시기를 다음 주 후반 이후로 예측했다.

‘샌디’가 직접 상륙한 뉴저지의 주민들도 장기화한 정전으로 고통받고 있다.

뉴저지주 리빙스턴의 리처드 라이트는 “정전으로 난방을 하지 못해 아이의 감기가 폐렴으로 악화했다”고 말했다.

그는 “전력 공급 회사에 전화했지만 ‘통화중’이라는 녹음 메시지만 들었다”면서 “아이들에게 추위를 피하게 해주고 휴대 전화 등을 충전하기 위해 정전이 안 된 친구들 집에서 몇 시간씩 머물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전기가 끊기지 않은 펜실베이니아의 호텔에서 한동안 머무는 방법도 생각하고 있다.

뉴욕과 뉴저지의 주유소는 전쟁터를 방불케 한다.

이 지역의 주유소 70∼80%는 정전으로 펌프를 가동하지 못해 휘발유가 있어도 영업을 못하고 있다고 지역 언론들이 전했다.

이에 따라 문을 연 일부 주유소에는 온종일 차량과 인파가 몰려 기름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영업을 하는 주유소를 찾기 쉽지 않고 발견하더라도 차에 휘발유를 넣으려면 1시간 이상 기다려야 한다.

주유소에서 휘발유를 넣으려고 기다리던 중에 휘발유가 떨어져 주유 기계까지 다른 사람들이 차를 밀어주는 장면도 목격되고 새치기하는 운전자들로 크고 작은 다툼이 벌어지고 있다.

‘샌디’의 영향으로 휘발유 물류가 원활하지 않은 상황에서 영업 중인 주유소의 휘발유도 바닥이 나고 있어 휘발유 공급난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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