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3기’ 보수·우경화

‘푸틴 3기’ 보수·우경화

입력 2012-10-25 00:00
수정 2012-10-25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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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간에 개 짖으면 주인 처벌, 클래식 공연 아동 출입 제한

러시아 제2의 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밤 11시 이후에 고함을 치거나 발을 구르는 행동을 하면 법적 처벌을 받을 수 있다. 개가 짖어도 개 주인이 처벌받는다. 상트페테르부르크 의회가 주민들의 숙면을 위해 제정한 ‘야간소음단속법’ 때문이다. 이뿐만 아니다. 아동에 대한 유해 정보 관리법에 따라 상트페테르부르크 필하모닉오케스트라는 지난주 라흐마니노프 교향곡 2번의 공연 관객을 16세 이상으로 제한한다고 공지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23일(현지시간) 오랫동안 ‘유럽을 향해 열린 러시아의 창’으로 불렸던 상트페테르부르크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집권 3기에 접어들면서 급격히 보수·우경화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자유주의자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전 대통령 아래서 목소리를 낮추고 있던 보수주의, 애국주의 성향의 관료들이 푸틴 재집권과 동시에 냉전 시대의 레토릭을 구사하며 옛 영광 재현을 노리고 있는 것이다. 상트페테르부르크 의회는 지난 3월엔 미성년자에 대한 동성애 선전 금지 조례를 채택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푸틴은 지난 12년간 정치 엘리트와 관료 사회에서 보수주의와 자유주의 세력이 서로를 견제하도록 균형을 유지해 왔다. 하지만 지난 12월 반정부 시위 열풍이 불어닥쳤을 때 자유주의자 관료들이 자신에게 등을 돌리는 상황을 겪으면서 보수주의에 힘을 실어주는 쪽으로 변화했다고 신문은 분석했다. 극우주의 언론인인 알렉산더 프로크하노프는 “푸틴은 자유주의 세력이 확산되면서 자신이 리비아 독재자인 무아마르 카다피 같은 운명에 처해질까 두려워하고 있다.”고 전했다.

푸틴 3기 러시아의 보수·우경화 회귀는 러시아정교회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크렘린은 최근 러시아정교회 사제를 국립원자력대학의 신학대 학장으로 임명했고 모스크바 기차역에 러시아정교회 신자들을 위한 교회를 세웠다. 푸틴이 이끄는 통합러시아당은 신성모독을 금지하는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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