反푸틴 푸시 라이엇 항소심 공판 10일로 연기

反푸틴 푸시 라이엇 항소심 공판 10일로 연기

입력 2012-10-01 00:00
수정 2012-10-01 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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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소 신청 단원 1명 변호인단 교체요구

러시아 정교회 사원에서 반(反) 푸틴 공연을 벌인 죄로 투옥 중인 현지 펑크 록 그룹 푸시 라이엇(Pussy Riot) 단원들의 항소심 공판이 10일로 연기됐다.

이타르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항소심을 담당하는 모스크바시 법원은 당초 예정대로 1일 오전(현지시간) 해당 사건에 대한 심리를 시작했으나 피고인 3명 가운데 1명이 변호인단 교체를 신청하면서 공판이 연기됐다.

항소를 신청한 푸시 라이엇 단원 가운데 한 명인 예카테리나 사무체비치는 이날 법정에서 그동안 록 그룹 변호를 맡아온 3명의 변호인단과 의견이 맞지 않는다며 교체를 요구했다. 사무체비치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의견이 일치하지 않는지를 묻는 판사의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그는 이미 새로운 변호사를 선임했으며 조만간 계약서에 서명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사무체비치와 함께 항소한 다른 2명의 록 가수들은 변호인단 교체 청원을 내지 않았다.

법원은 당초 변호인단 교체에 관한 사무체비치의 구두 청원을 받아들이지 않았으나 뒤이어 문서로 된 청원서를 다시 검토한 뒤 이를 수용하기로 결정했다. 담당 판사는 사무체비치에게 다음 공판 때까지 새 변호인을 구하라는 명령과 함께 공판 연기를 발표했다.

이와 관련 푸시 라이엇 반대파들은 록 그룹이 재판 과정을 연장하기 위해 변호인 교체라는 편법을 쓰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날 푸시 라이엇에 대한 항소심 공판이 열린 법원 주변엔 록 그룹 지지파와 반대파 100여 명이 몰려들었다. 지지파는 야권 성향의 정치단체와 시민단체 회원들이 주를 이뤘으며 반대파는 대부분 정교회 신자들이었다. 이들은 현장에서 서로 자신들의 주장을 펼치며 논쟁을 벌이기도 했다.

또 반대파 가운데 일부는 푸시 라이엇 단원들의 모습을 흉내 낸 성인용품 인형을 들고 나와 시위를 벌이려다 경찰에 연행되기도 했다. 고무풍선 인형의 머리에는 푸시 라이엇 단원들이 정교회 공연에서 썼던 복면이 씌워져 있었다. 시위를 시도한 사람들은 국제단체들이 정치적 목적으로 푸시 라이엇 사건에 개입하며 록 그룹에 인권상을 수여하는 등 바람을 넣고 있다고 주장했다.

푸시 라이엇 멤버 5명은 앞서 지난 2월 크렘린궁에서 가까운 모스크바 시내 구세주 정교회 성당의 제단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당시 대선 후보(현 대통령)에 반대하는 시위성 공연을 벌여 파문을 일으켰다.

엄숙하기로 유명한 정교회 사원에서 록 음악을 연주한 것 자체가 신성 모독으로 여겨지는 데다 노래 가사에 푸틴 대선 후보와 러시아 정교회 키릴 총대주교를 신랄하게 비판하는 내용이 들어 있었기 때문이다.

법원은 난동 행위자 가운데 체포된 나제즈다 톨로콘니코바, 마리야 알료히나, 사무체비치 등 3명의 단원에게 지난 8월 종교적 증오에 따른 난폭행위 혐의를 적용, 각각 2년의 징역형을 선고했다. 유죄 판결을 받은 3명의 단원들은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이 사건과 관련 러시아 국내외에선 치열한 찬반 논쟁이 계속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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