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러시아는 도덕 붕괴 국가”
터키가 강제착륙시킨 시리아 여객기는 합법적인 레이더 부품을 실고 있었다고 러시아 정부가 밝혔다.세르게이 라프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12일 “러시아발 시리아 여객기에 이중목적용 레이더 장비가 담긴 화물이 실렸던 것으로 확인됐지만 이는 법을 위반한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라프로프 장관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주재로 열린 러시아안보회의가 끝난 뒤 크렘린 웹사이트를 통해 “러시아의 합법적인 공급업체가 합법적으로, 합법적인 고객에게 전달하려던 화물이었다”면서 “국제조약이 금지하고 있는 장비도 아니다”라고 항변했다.
그는 이어 “어떤 무기도 없었고 있을 수도 없다”며 “그런 종류의 화물을 여객기로 수송하는 것은 굉장히 일반적인 관행으로, 우리는 숨기고 있는 사실이 없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러시아 유력 일간지 ‘코메르산트’도 이날 터키 당국에 억류된 시리아 여객기에서 방공 미사일 시스템 레이더 기지에 사용되는 기술부품이 발견됐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미국 정부는 터키의 입장을 옹호하면서 러시아를 “도덕이 결핍된 국가”라며 강력히 비난, 터키·시리아 간 갈등이 미·러 간 갈등으로 번지고 있다.
빅토리아 뉼런드 미 국무부 대변인은 “여객기 안에서 무엇이 발견됐는지 터키 정부로부터 충분한 설명을 들었다”면서 시리아 정권을 도우려는 러시아의 정책을 “도덕적으로 붕괴된 것”이라고 비난했다.
뉼런드 대변인은 그러나 여객기 안에서 발견된 것이 무엇인지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그는 “책임있는 국가라면 전쟁기계와 같은 시리아 정권을 돕지 말아야 한다”며 “안전보장이사회의 모든 구성원들은 시리아 정권이 외부의 도움을 받는 것을 반드시 막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19개월째 이어지는 시리아의 내전 양상은 좀처럼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시리아인권관측소에 따르면 이날 하루 동안에만 전국적으로 민간인 28명을 포함해 최소 96명이 숨졌다.
11일에도 정부군 92명 등 최소 210명이 사망했는데 이는 내전 발발 이후 하루 희생자 규모로는 가장 많은 수치였다고 인권관측소는 밝혔다.
터키와 시리아 국경지역의 긴장감도 날로 높아지고 있다.
시리아가 군용 헬립콥터를 동원해 터키 국경지대의 아즈마린 마을을 폭격하자 터키는 이 지역에 탱크 250대와 다양한 유형의 제트기 55대를 배치했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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