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평화상 ‘아랍의 봄’ 손 들어줄까

노벨평화상 ‘아랍의 봄’ 손 들어줄까

입력 2012-10-10 00:00
수정 2012-10-10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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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사들, 비폭력투쟁 영감준 美 사프 교수 주목

핵무기, 중국, 여권(女權).

지난 3년간 노벨평화상을 받은 인물의 키워드다. 오는 12일(현지시간) 노벨 평화상 수상자 발표를 앞두고 시상 주체인 노르웨이 노벨위원회가 주목한 올해의 주제어는 무엇일지에 관심이 쏠린다.

2009년 ‘핵무기 없는 세상’에 대한 의지를 표명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2010년 중국 인권운동가 류샤오보, 작년 아프리카·중동서 여성권익 증진에 헌신한 엘런 존슨 설리프, 리머 보위(이상 라이베리아), 타우왁쿨 카르만(예멘) 등 지난 3년간의 수상자 면면에서 보듯 최근 노벨위는 당대의 화두에 예민했다. 또 임기 첫해에 포부만 밝힌 국가 수반(오바마)이나 떠오르는 강대국인 중국이 미워하는 반체제 인사(류샤오보)를 지목함으로써 야기된 논란도 피하지 않았다.

다수가 점치는 유력 후보가 거의 없는 올해 최대 관심은 지난해 시작된 북아프리카·중동 반독재 투쟁인 ‘아랍의 봄’ 관련자가 상을 받을지 여부다.

작년 노벨위는 여성 3명을 공동수상자로 선정하면서 ‘아랍의 봄’ 관련국인 예멘 출신인 카르만을 포함시킴으로써 ‘아랍의 봄’을 살짝 건드리고 지나가는 모양새를 취했다.

아직 역사적 평가가 내려지지 않은 사안을 정면으로 다루긴 부담스럽고, 전 세계 언론의 주요 국제뉴스 1~2위를 다툰 사건을 그냥 무시하기도 껄끄러운 상황에서 내린 ‘절충안’으로 평가됐다.

올해 노벨위가 ‘아랍의 봄’을 시상 테마로 선정한다면 중동·아프리카는 물론 전세계 비폭력운동에 상당한 영향력을 미친 미국의 진 샤프(84) 박사가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적지 않은 전문가들이 보고 있다.

1970년대 초 이래 권위주의 체제에 대항하는 비폭력 저항운동에 이론적 토대를 제공했다는 평가를 받는 그는 제3세계 운동가들의 사상적 대부로 꼽힌다.

그의 저서 ‘독재에서 민주주의로’는 지난해 시민들의 손으로 정권교체를 이룬 튀니지·이집트의 반정부 운동가들에게 영감을 줬으며 단식투쟁 방법과 비밀정부요원 식별법 등을 담은 저서 ‘비폭력 저항방법 198개’는 운동가들의 ‘교본’이 됐다.

노르웨이 오슬로 소재 평화조사연구소의 크리스티안 하프비켄 소장이 샤프 박사를 수상자로 예상했고, 일부 도박 사이트도 그를 지목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전세계에 희망의 메시지를 준 아랍의 봄이 올들어 수만명이 사망한 시리아 내전과 리비아 주재 미국대사 피습 사망 사건, 튀니지·이집트에서의 인권침해 등으로 얼룩진 만큼 수상자를 배출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만만치 않다.

그 외 이슬람권 인사 중에는 아프가니스탄의 여성 권익 운동가인 시마 사마르, 빈민 구제 활동으로 이집트의 ‘마더 테레사’로 불리는 콥트교도 매기 고브란 등이 후보로 거론된다.

그러나 미국인 콥트교도 나쿨라 바슬리 나쿨라가 만든 영화 ‘무슬림의 순진함’이 최근 전 세계 이슬람교도들의 공분을 일으켜 수십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상황에서 콥트교도에게 평화상을 주는 것은 상황을 더 악화시킬 것이라는 점에서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견해도 있다.

아랍권 인사가 아니라면 블라디미르 푸틴의 올해 대선 승리 이후 저항운동이 활발히 전개되고 있는 러시아와 그 영향권에 있는 국가 출신자에게 돌아갈 공산이 있다.

역사기록을 토대로 한 인권옹호 활동을 펼치고 있는 러시아 인권단체 ‘메모리얼’ 창립자인 스베틀라나 가누시키나, 러시아의 ‘마지막 자유언론’으로 불리는 ‘모스크바 에코 라디오’ 보도 책임자인 알렉세이 베네딕토프, 인권운동단체 ‘모스크바 헬싱키 워치그룹’의 류드밀라 알렉세예바 등이 수상할 수 있다고 일부에서는 점치고 있다.

아울러 수감중인 벨라루스 인권 운동가 알레시 벨랴츠키도 다크호스다.

이 외에 유럽연합(EU)의 기초를 닦은 정치인 중 한 명인 헬무트 콜 전 독일 총리, 멕시코의 호세 라울 로페스 주교, 쿠바 인권운동가 오스카르 엘리아스 비스체트와 반체제 블로거 요아니 산체스 등도 일각에서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현재 231개 개인 및 기관이 후보 리스트에 올라와 있는 상태다. 수상자 발표는 한국시간 12일 오후 6시이며, 상금은 800만 스웨덴 크로네(13억여원)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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