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美군복 차림…해리 왕자 배속 기지 공격

탈레반, 美군복 차림…해리 왕자 배속 기지 공격

입력 2012-09-17 00:00
수정 2012-09-17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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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토, 공격 당시 정황 상세 공개…CNN “시장서 미 군복 판매”

영국 해리 왕자가 배속된 아프가니스탄 배스천 기지를 대담하고도 조직적으로 공격한 무장세력은 미군 복장을 하고 있었다고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가 공격 발생 하루만에 당시 정황을 상세히 밝혔다.

16일(현지시간) CNN 인터넷판에 따르면 아프간 반군 세력이 미 군복을 입고 공격하는 것은 매운 드문 사례다.

CNN이 자체 파악한 바에 의하면 미군 복장을 한 공격이 마지막으로 있었던 것은 2년여 전으로, 2010년 8월 코스트주(州) 기지 2곳에 대한 공격을 나토군이 격퇴했다.

당시 나토군 전사자는 없었으나 지난 14일 밤에 이뤄진 공격에서는 최소 2명의 미 해병대원이 전사하고 제트기 6대가 파괴됐다.

나토는 헬만드주(州)에서 벌어진 이번 공격이 훈련과 예행 연습을 잘 한 전사들에 의해 전개됐다고 밝혔다.

약 15명 정도의 반군은 3개 팀으로 나눠 기지 주변 울타리를 침투한 다음 재급유 시설 6곳과 비행기 격납고 6곳을 파괴하는 전과를 올렸다.

공격자들은 자동소총과 로켓 추진 유탄 발사기를 휴대하고 자살용 폭탄 조끼를 착용했다.

교전 과정에서 14명의 무장대원이 사살되고 한 명이 부상해 사로잡혔으며, 나토군 8명과 민간 도급업자 한 명이 다쳤다.

나토군 대변인 제임스 그레이빌은 이번 공격을 감행한 자들이 ‘내부 정보’를 갖고 있었는지 판단하기는 아직 이르다고 말했다.

나토군은 어떻게 공격자들이 미 군복을 획득했는지 설명하지 않았지만, 아프간에서 생활한 CNN 직원은 ‘현지 시장에서 미 군복을 살 수 있다’고 말했다.

아프간에서 미 군복으로 위장한 공격이 있었던 최소 또 한 사례는 2010년 5월 경이며, 이라크에서도 5년 전인 2007년 이 같은 전술로 카르발라에서 미군 5명을 납치해 살해한 사건이 있었다.

한편, 영국 언론은 16일 아파치 헬기 조종사로 배스천 기지에 배속된 해리 왕자가 교전 장소에서 불과 수백 야드 떨어진 곳에 있었다고 보도했으나 영국 국방부는 이를 전면 부인했다. 1야드는 약 0.91m다.

다른 나토군 대변인인 마틴 크라이튼 소령도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손자이자 왕위 계승 서열 3위인 해리 왕자가 “결코 위험에 처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공격이 이뤄진 배스천 기지는 탈레반 근거지인 남부 헬만드주의 한적한 사막지역에 자리하고 있다.

탈레반은 이번 공격이 자신들의 소행으로, 지난 한 주새 무슬림들의 거센 시위를 촉발한 반(反) 이슬람 영화 때문에 벌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크라이튼 소령은 공격 전 기지 바깥에서 조직적인 시위는 없었다고 밝혔으며, 아프간에서는 다른 이슬람 국가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규모의 평화적 시위만 있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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