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전인대 “특정 대표 자격 심사”
보시라이(薄熙來) 전 중국 충칭시 당서기의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대표 자격이 박탈될 것으로 전망된다.27일 반관영 통신 중국신문사에 따르면 전인대는 이날부터 31일까지 베이징에서 28차 상무위원회 회의를 열어 ‘특정 전인대 대표의 자격 심사에 대한 보고서’를 심의한다.
전인대는 ‘특정 전인대 대표’가 누구인지를 공개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정가에서는 해당 전인대 대표가 보시라이일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한다.
혁명 원로의 자제와 친인척 그룹을 일컫는 태자당(太子黨)의 선두 주자로 차기 당 정치국 상무위원 진입이 유력하던 보시라이는 아내 구카이라이(谷開來)의 영국인 독살 사건의 여파로 지난 3월 충칭시 당서기 직에서 전격 해임됐다.
이후 보시라이는 당 중앙정치국원, 당 중앙위원 자격도 정지당한 상태에서 당 감찰 기구인 중앙기율검사위원회의 조사를 받고 있다.
한국의 국회의원에 해당하는 전인대 대표는 불기소 특권을 갖는다.
따라서 보시라이가 전인대 대표직을 잃게 되면 기율검사위원회는 당내 처분을 마무리한 뒤 그의 신병을 검찰에 넘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중국에서 고위 당원의 비리가 불거지면 당 기율검사위원회가 먼저 실질적인 조사를 거쳐 당내 처분으로 끝낼 것인지, 나아가 검찰에 사건을 넘겨 정식 사법처리를 밟게 할 것인지를 결정한다.
따라서 고위 당료의 전인대 대표 자격 박탈은 당내 조사 단계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음을 시사한다.
중국 안팎에서는 최고 지도부 교체가 이뤄질 18차 당 전국대표대회가 임박한 상황에서 보시라이가 사법 처리될 가능성을 비교적 낮게 보는 편이다.
당의 결속을 안팎에 과시하고 새 지도부를 추대하는 18차 당대회를 앞두고 보시라이를 처벌한다면 보시라이 지지 세력의 강한 반발을 불러 일으켜 정치적 풍파가 일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최근 사형유예 선고를 받은 구카이라이가 부정 축재와 해외 재산 도피 등 경제 범죄로 추궁받지 않고 살인죄로만 단죄된 것도 보시라이에게 유리한 신호로 보는 시각이 강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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