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댜오위다오 상륙 시위대 기소 검토

홍콩, 댜오위다오 상륙 시위대 기소 검토

입력 2012-08-19 00:00
수정 2012-08-19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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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中 당국, 홍콩 시위대 충분히 활용”

홍콩 당국이 중국과 일본 간 영유권 다툼이 벌어지는 댜오위다오(釣魚島·일본명 센카쿠<尖閣>열도)에 상륙했다 돌아온 홍콩 시위대들을 해양 규정 위반 혐의로 기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19일 보도했다.

홍콩 경찰은 지난 12일 해양 경찰관 4명이 시위대들이 탄 카이풍(啓豊) 2호가 홍콩 침사추이 부두를 출발한 이후 해당 배에 올라타 운항을 멈추려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당시 배의 조타실이 잠겨 있었고 문을 열 물리적인 수단이 없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경찰들이 배에서 내릴 수밖에 없었다고 당시 정황을 설명했다.

경찰 측은 경찰관들이 배에서 내릴 당시 이미 배가 홍콩 수역을 벗어나려 하고 있었기 때문에 더 이상 관할권을 행사할 수 없는 상태였다고 덧붙였다.

앤디 창(曾偉雄) 홍콩 경무처 처장은 홍콩 경찰이 시위대의 출항을 일부러 내버려뒀다는 주장을 부인하면서 시위대의 기소 여부를 해사처(海事處)와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국은 관련 정보를 수집한 뒤 최종 결정을 내릴 예정이다.

홍콩 당국의 이런 움직임에도 전문가들은 이번 홍콩 시위대의 댜오위다오 상륙은 중국 당국으로부터 무언의 승인을 받은 것이라고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시위대들이 중국의 조종을 받았다고 보기에는 무리지만 중국이 일본에 압력을 가하기 위해 이들을 충분히 활용했다고 분석했다.

중국은 최근 일본에서 댜오위다오를 사들이겠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일본에 대해 너무 관대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을 받고 있었다. 그러나 중국 활동가들이 댜오위다오에 가도록 허용하는 것은 너무 위험이 컸고 또 한 팀을 가도록 하면 너도나도 가겠다고 나설 수도 있어 골칫거리가 될 수 있었다.

또 대만은 이미 댜오위다오 주권 문제에 대해 중국과 협력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힌 만큼 대만 활동가들이 가도록 하는 것도 좋은 선택이 아니었다.

이런 상황에서 홍콩 활동가들을 댜오위다오에 가도록 하는 것은 일본과 직접 대치를 피하면서도 이들이 결국 중국 시민인 만큼 영유권 주장을 하는 데 효과적이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중국은 홍콩 활동가들의 이번 댜오위다오 상륙을 애국적인 활동으로 칭찬하면서도 정작 본토 내 활동가들이 일본에 대해 강한 불만을 드러내는 것은 막고 있다.

이에 대해 상하이(上海) 화동정법대학(華東政法大學)의 장쉐중 교수는 중국 정부가 민족주의적 감정을 이용하려 하고 있지만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 교수는 “중국 정부는 만약 대중의 감정이 통제 불능상태가 되고 중앙 정부가 (비판의) 대상이 되면 정치적인 기반이 흔들리게 된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면서 “정부는 중국 대중의 감정과 주권 주장이 정부의 통제 하에 놓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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