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사드, 아난과 회동… 야권은 러 방문
서방과 아랍 국가들로 구성된 ‘시리아의 친구들’이 지난 6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3차회의를 가진 이후 시리아를 둘러싼 주요 당사자 간의 접촉이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9일 러시아 정부와 시리아 야권 대표단은 모스크바에서 회담을 가졌고, 시리아 특사인 코피 아난 전 유엔 사무총장은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과 세 번째 회동했다. 하지만 당사자 간 동상이몽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어, 의미 있는 해결책이 도출될지는 불투명하다.아난 특사는 알아사드와 회동 직후 기자들과 만나 “건설적이고 솔직한 대화를 나눴으며, 유혈사태를 종식하기 위한 새로운 구상에 합의했다.”면서 “새 접근법을 반군에 설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새로운 접근 방식의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이에 대해 반군은 “아난 특사가 ‘시리아의 친구들’ 파리 회의에는 불참하고 시리아 정권의 얼굴들을 만났다. 시리아 국민은 이런 방식을 인정할 수 없다.”고 성토했다.
한편 시리아 야권 대표단의 미셀 킬로 단장은 이날 러시아 외무부에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장관을 만난 뒤 “건설적이고 성공적인 회담이었다.”고 평가하면서도 진전된 대화를 위해서는 알아사드의 퇴진이 선결조건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회담에서 두 사람은 시리아의 이해당사자들이 사태 해결을 위한 즉각적인 합의에 도달하는 것이 어렵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고 킬로 단장은 전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알아사드 정권에 무기를 공급하면서도 ‘외세 개입 반대’를 고수하는 자국의 입장이 미국 등 국제사회로부터 비판받고 있는 것을 의식한 듯 “러시아는 시리아 사태의 조속한 종식을 지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러시아는 시리아 사태가 안정될 때까지 최신식 훈련 및 전투용 항공기 ‘야크 130’을 공급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2012-07-10 17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