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의회 재소집 명령…무르시, 군부에 ‘선전포고’

이집트의회 재소집 명령…무르시, 군부에 ‘선전포고’

입력 2012-07-10 00:00
수정 2012-07-10 0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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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뒤집을 사안 아냐” 일축

무함마드 무르시 이집트 대통령이 헌법재판소의 의회 해산 결정을 무효로 하고, 의회를 재소집했다고 국영TV가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하지만 군부가 장악하고 있는 헌재는 의회 해산 결정은 “법적 구속력이 있다.”며 무르시의 조치를 일축해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무르시의 결정은 윌리엄 번스 미국 국무부 부장관과 만난 지 수시간 만에 나와 미국의 ‘지지’를 확인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美 국무 부장관과 면담 직후 발표… 군·법원과 상의 없어

무르시의 보좌관 야세르 알리는 이날 성명을 통해 “대통령이 새 의회가 구성될 때까지 해산된 의회를 다시 개원하라고 명령했다.”며 “조기 총선은 새 헌법 발효 후 60일 이내에 치를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사드 알 카타트니 국회의장이 10일 오후 2시 하원 소집을 요구했다고 관영 메나 통신이 9일 보도했다. 카타트니 의장은 무르시 대통령이 소속된 무슬림형제단의 지도부이기도 하다.

무르시의 조치는 대선 결선투표 이틀 전인 지난달 14일 헌재가 내린 의회 해산 결정을 뒤집는 것으로, 사실상 군부의 권위에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BBC는 “군부뿐만 아니라 사법부에 대한 도전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당시 헌재는 하원 의원 가운데 3분의1이 불법 당선됐다며 의회 해산 명령을 내렸다. 이를 계기로 입법권은 군부의 손으로 넘어갔다. 이집트 실권을 장악했던 군최고위원회의(SCAF) 추인을 받은 당시 헌재의 결정은 무르시를 대통령으로 배출하고, 의회 전체 의석 가운데 절반가량을 차지한 무슬림형제단을 견제하려는 조치로 해석됐다.

무르시의 조치에 대해 헌재는 9일 “(헌재의) 모든 결정과 판결은 최종적이며 탄원의 대상이 아니다.”라며 정면으로 반박했다. 이번 일을 계기로 무르시와 군부 간의 갈등이 본격적으로 표면화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물론 새 헌법이 발효된 지 60일 이내에 재선거를 치른다는 무르시의 발표는 군부가 약속한 것과 같은 것으로, 이번 조치가 군부와의 ‘복잡한 거래’ 가운데 하나일 가능성도 있다고 BBC는 보도했다. 알자지라는 또 의회가 소집되더라도 SCAF가 행사해 온 입법권이 자동 회수될 것인지는 분명치 않다고 지적했다. 반면 무르시가 군부의 영향 아래 ‘식물 대통령’ 노릇을 하지 않겠다는 생각에서, 향후 군부와의 관계를 놓고 승부수를 던졌다는 해석도 나온다.

●국회의장 오늘 하원소집 요구… 무르시, 9월 오바마와 첫 회동

한편 무르시는 오는 9월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 연차총회에 참석,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과 처음 회동할 것이라고 메나 통신이 이날 전했다. 통신은 이집트를 방문 중인 번스 부장관이 무르시에게 오바마의 초청장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14일 이집트를 방문한다.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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