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먼사태보다 심각”… 세계 중앙은행 경기부양 ‘승부수’

“리먼사태보다 심각”… 세계 중앙은행 경기부양 ‘승부수’

입력 2012-07-06 00:00
수정 2012-07-06 0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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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기준금리·지급준비율 연내 추가 인하 전망

경기가 좀처럼 살아날 조짐을 보이지 않자 다급해진 중국과 유럽중앙은행이 일제히 금리 인하에 나섰다. 영국은 기준금리가 사실상 제로 금리나 다름없어 양적완화 규모를 늘리면서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경기부양 모드에 가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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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중국이 채 한 달도 안 돼 또다시 기준금리를 전격 인하한 것은 중국의 경제상황이 지난 2008년 세계 금융위기 때보다 심각하다는 신호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조만간 기준금리는 물론 지급준비율을 추가로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중국 당국은 경제의 3대 축인 투자·소비·수출이 좀처럼 부진한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자 지난달 4년 만에 금리를 내렸지만 한창 위축된 기업들의 경제활동을 진작시켜 경기를 살리기에는 역부족으로 드러나자 예상을 깨고 한달 만에 다시 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HSBC가 지난달 말 발표한 중국 제조업체들의 6월 신규 수출주문지수는 45.9로 지난 2009년 3월 이래 최저를 기록했다. 지난 5월 중국의 수출이 15.3% 증가하며 호전되는 듯한 양상을 보였으나 신규주문이 줄어들면서 6월 상황은 둔화될 것이 확실시된다. 소매 증가폭은 연일 둔화되고 있으며, 부동산 시장 억제 정책으로 투자도 살아나지 않고 있다.

대외경제무역대학 공공관리학원 리창안(李長安) 교수는 “중국 경제 둔화로 산업계가 직격탄을 맞아 실물경제는 2008년보다 상황이 심각하다.”고 분석했다. 친황다오(秦皇島) 석탄 재고량은 연일 기록을 경신하며 가격이 8주째 연속 하락하고 있으며, 장쑤(江蘇)성 장자강(張家港)시의 한 화력발전소의 경우 최근 주 3일 휴업할 정도로 일감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금리인하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상무부 연구원 메이신위(梅新育)는 “중국이 경제성장을 유지하기 위해 통화정책 방향을 이미 완화쪽으로 틀었다.”고 진단했다. 연내에 기준금리는 최소 1차례, 지급준비율은 3차례가량 추가 인하가 예상된다. 상황이 나빴던 지난 2008년의 경우 기준금리 인하가 9월 16일, 10월 9일, 10월 30일 등 한 달도 안 되는 간격으로 연속 세 차례 이뤄졌다.

유럽도 상황이 나쁘기는 마찬가지다. 유럽의 지난 5월 실업률은 11.1%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올해 유로존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 0.3%로 위축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제임스 닉슨 소시에테제네랄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기준금리 인하는 현 시점에서 별로 중요하지 않다.”면서 “그보다 예금금리를 제로로 내렸다는 것은 ECB의 경기부양책이 새 영역으로 접어들었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예금금리를 제로로 내릴 경우 유럽 은행들은 이자 수익이 거의 없어 ECB에 자금을 묶어두기보다는 다른 기관이나 기업, 개인들에 대한 대출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대출금리 인하는 시중은행의 금리 하락으로 이어져 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베이징 주현진특파원·서울 유대근기자

jhj@seoul.co.kr

2012-07-06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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