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가안보도서관 웹사이트에 9.11 보고서 수록
미 중앙정보국(CIA)은 지난 2001년 9·11 사태 직전까지 예산 부족으로 이슬람 테러 조직 알카에다의 최고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 체포 가능성이 사실상 희박했던 것으로 드러났다.이런 사실은 미 조지 워싱턴대 부설 국가안보도서관(National Security Archive)이 정보공개법 청구를 통해 입수해 19일 웹사이트에 수록한 정부 기밀 문서에서 밝혀졌다.
NSA 사이트에 수록된 내용 대부분은 지난 2004년 나온 ‘9·11 사태 위원회’ 보고서에 포함된 것으로 지난 1992년부터 2004년까지 CIA 공작 활동 상황 등이 주종을 이루고 있다.
기밀 유지와 보안을 이유로 대부분 삭제된 보고서는 9·11 사태 전까지 미국이 빈라덴에 대한 정보를 거의 갖고 있지 않음을 보여주었다.
특히 9·11 사태 직전까지 CIA는 예산 부족으로 대테러 부서의 빈라덴 추적 활동이 크게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슬람 과격주의자 최신 동향’이라는 제목의 지난 2000년 4월 5일 자 보고서는 “추가 예산이 시급히 요구됨”이라며 예산상 문제를 지적했다.
당시 이 예산은 국가안보위원회(NSC)와 백악관 관리.예산처의 심의 상태였다. 또 예산 부족으로 CIA의 빈라덴 전담팀이 “공세에서 수세적인 자세로 전환”할 것임을 경고했다.
이런 경고는 알카에다 추적을 위한 정교한 공작 계획을 무기 연기하고 대신 기존 자산에 의존할 수밖에 없음을 의미한다고 관련 소식통이 풀이했다.
보고서는 특히 부시 행정부와 클린턴 행정부 모두 빈라덴과 알카에다의 위협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빈라덴을 상대로 한 공작 예산을 충분히 지원하지 못했다는 역대 전담 팀장들의 불만도 내포하고 있다.
또 9.11 사태 당시 미국 뉴욕의 세계무역센터(WTC) 건물에 충돌한 여객기를 조종한 이집트 국적 테러범 모하메드 아타는 사태 전에 체코 프라하에서 이라크 정보기관(ISS) 소속 고위 요원들과 접촉했다는 딕 체니 부통령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는 것을 보고서는 보여주었다.
이와 관련해 CIA는 지난 2001년 12월 8일 아타가 프라하를 방문한 적이 없음을 백악관에 초기 보고서를 통해 보고했지만, 체니 부통령은 바로 다음날 NBC 방송과의 회견에서 아타가 2000년 5월 프라하에서 ISS 고위 요원들과 만나 WTC 테러를 모의했다고 사실과 다르게 말해 파문을 확대한 것으로 드러났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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