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1프로젝트’ 2단계 끝…우주 장기체류 시대 눈앞
중국이 18일 유인 우주선 선저우(神舟) 9호와 실험용 우주 정거장 톈궁(天宮) 1호의 도킹에 성공하면서 사실상 우주 정거장 시대를 열었다.톈궁 1호는 비록 사용 수명이 20일밖에 되지 않는 제한된 성능을 가졌지만 중국은 이를 발판으로 삼아 수년 안에 정식 우주 정거장 운영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올해로 20년 역사를 맞는 중국의 유인 우주 개발 프로젝트는 이제 ‘9부 능선’을 넘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이 유인 우주 개발 목표를 구체화한 것은 지난 1992년이다.
공산당 중앙정치국은 당시 장쩌민(江澤民) 총서기가 주재한 회의에서 ‘우주인을 우주로 보냈다가 귀환시키는 단계’, ‘우주 도킹 및 우주인의 중·단기 체류가 가능한 단계’, ‘우주 장기 체류가 가능한 단계’로 구성된 3단계 유인 우주 프로젝트 계획안을 수립했다.
회의 개최일을 기념해 이 프로젝트는 ‘9·21 공정(工程)’이라고 불린다.
미국, 러시아 등 우주 선진국에 비하면 뒤늦게 시작됐지만 국가의 전폭적 지원에 힘입어 중국의 유인 우주 프로젝트는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해왔다.
유인 우주 개발 경험이 부족한 중국은 일단 러시아로부터 도움을 받았다. 1997년 러시아에서 훈련을 받은 중국의 첫 우주인 2명이 탄생한 것이다.
1999년에는 ‘선저우’라는 이름이 붙은 첫 우주선을 발사했다. 여기에는 비록 사람이 타지 않았지만 실제 사람을 태우는 것을 전제로 한 여러 과학 실험을 진행했다.
이어 무인 우주선 선저우 2호(2001년), 선저우 3호(2002년 3월), 선저우 4호(2002년 12월)를 잇따라 발사하면서 유인 우주선 발사를 위한 노하우를 차곡차곡 쌓아나갔다.
중국은 드디어 2003년 첫 우주인 양리웨이(楊利偉)를 태운 선저우 5호를 성공적으로 발사하면서 유인 우주 프로젝트 진행에 속도를 붙였다.
선저우 5호의 성공에 힘입어 중국의 유인 우주 개발 프로젝트는 더욱 탄력을 받았다.
2005년 두 번째 유인 우주선 선저우 6호가 발사됐고 2008년에는 선저우 7호 우주인 가운데 2명이 차례로 우주선 밖에 나가 유영을 하는 데도 성공했다.
이로써 9·21일 공정 1단계에 마침표를 찍은 중국은 곧바로 2단계에 시동을 걸었다.
중국은 작년 건국 기념일인 10월 1일을 앞두고 실험용 우주 정거장 톈궁 1호를 쏘아 올려 지구 궤도에 올렸다.
그리고는 그 해 11월 무인 우주선 선저우 9호를 보내 두 번에 걸친 도킹에 성공했다. 우주인들을 우주 정거장에 보내기 위한 ‘예행 연습’을 마무리한 것이다.
이제 선저우 9호 우주인들이 톈궁 1호에 진입해 실제 생활하는 데까지 ‘진도’가 나감으로써 중국은 9·21 공정의 2단계까지 사실상 마무리한 셈이 됐다.
이제 중국에게 남은 것은 정식 우주 정거장을 건설하는 것 뿐이다.
중국은 앞으로 실험용 우주 정거장인 톈궁 2호와, 톈궁 3호를 추가로 발사해 노하우를 더 축적한 뒤 2016년께부터 정식 우주 정거장 모듈을 차례차례 우주 궤도에 올려 조립해나가게 된다.
지금처럼 순조로운 진행이 계속되면 중국 2020년 무렵 우주인이 상주하는 독자적인 우주정거장을 갖춘 나라가 된다.
중국의 유인 우주 프로젝트의 목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중국은 이른 시일 안에 무인 탐사선을 달에 먼저 착륙시키고 2017년께 달 토양과 암석을 회수하기로 하는 등 유인 달 탐사선 발사의 사전 단계를 밟고 있다.
중국은 15년쯤 뒤 우주인 2∼3명을 달에 보냈다가 안전하게 귀환시키다는 장기 목표도 세워두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