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폭력’ 美 지도급 목사 “마귀의 장난” 일축

‘가정폭력’ 美 지도급 목사 “마귀의 장난” 일축

입력 2012-06-13 00:00
수정 2012-06-13 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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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폭행 시비에 휘말린 크레플로 달러(50) 미국 ‘세계변화교회(WCCI)’ 담임목사가 이전에도 폭력을 휘둘렀다는 딸의 증언이 공개되면서 도덕성 시비가 가열되고 있다.

미국 언론이 이번 사건을 비중있게 보도하는 가운데 애틀랜타 경찰은 12일(현지시간) 목사인 아버지에게 폭행을 당했다는 15세 막내 딸의 911 통화 내용을 전격 공개했다.

애틀랜타저널(AJC)이 입수한 음성녹취록에 따르면 피해자는 “이런 일이 처음이 아니다. 때리고 목을 졸랐다. 신변에 위협을 느낀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또 목사가 딸을 때린 게 사실이란 목격자 진술서도 공개했다.

현장에 있었던 목사의 19세 딸인 알렉산드리아는 출동한 경찰에 아버지가 “동생 목을 5초 동안 조른 뒤 어깨를 잡고 따귀를 때렸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알렉산드리아가 잠시 후 자신의 말을 번복했으나 부모와 격리되자 초기 진술과 일치된 언급을 했다고 덧붙였다.

지난 7일 밤 구속됐다가 다음날 오전 보석으로 풀려난 달러 목사는 지난 주일 예배에서 경찰의 주장은 과장되고 거짓된 것이라며 결백을 주장했고, 초대형 예배당인 ‘애틀랜타 월드 돔’을 가득 메운 신도들은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나 환호와 박수를 보내며 변함없는 지지를 표시했다.

달러 목사는 자신에게 불리한 증언이 잇따라 나오는 데 대해 자신과 “교회의 신뢰를 실추시키려는” 마귀의 장난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AJC에 따르면 달러 목사는 구약성경 시편 35장을 인용, “사악한 증인들이 나에 반하는 증언을 하고 있다”며 “그들은 내가 모르는 죄악을 저질렀다고 비난하는데, 내 고통을 즐기는 자들은 창피와 굴욕을 당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교회 신도들도 여전히 달러 목사의 주장에 전폭적인 신뢰를 보내고 있다.

교회 측은 신도들에게 언론과 접촉하지 말 것을 당부했으나, 일부 신도들은 ABC 방송 등 언론 인터뷰에 응해 “세계에서 제일 위대한 우리 목사님이 그럴 일이 없다. 허황된 말에 현혹되지 말고 교회 나와서 예수를 믿으라”고 말했다.

달러 목사는 1986년 애틀랜타 변두리에서 신도 8명으로 시작한 개척교회를 세계적인 초대형 교회로 키워낸 인물로, “믿고 열심히 기도하면 물질적인 보상을 받는다”는 번영론을 설파해 개신교계에서 주목을 받아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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