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군 헬기폭격… 또 100여명 사망

시리아군 헬기폭격… 또 100여명 사망

입력 2012-06-13 00:00
수정 2012-06-13 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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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하페 지역 중화기 배치… 훌라·하마 이어 대학살 조짐

시리아의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이 반군 진압 과정에서 여덟 살 난 어린이들을 ‘인간 방패’로 내세웠던 것으로 유엔이 12일 밝혔다.

유엔은 이와 관련, 시리아 정부군과 민병대인 ‘샤비하’를 ‘어린이 학살 집단’ 명부에 처음으로 수록했다. 또 알하페 등 반군 거점에 시리아군의 중화기가 집중되면서 지난달 말 어린이 49명 등 100여명이 숨진 ‘훌라 학살’에 이어 또 다른 대량 참사의 전조가 드리워졌다.

영국 런던에 본부를 둔 시리아인권관측소(SOHR) 등 반정부 단체 관계자들은 11일(현지시간) 정부 군이 헬기까지 동원해 반군 진압에 나서면서 시리아 전역에서 하루 동안 민간인 77명 등 모두 106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사망자 대부분은 홈스, 알하페, 데이르알주르 등 반군 은신처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했다.

알하페 지역에는 정부군의 중화기가 집중 배치돼 ‘훌라 학살’ 같은 최악의 유혈충돌이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이 지역에 사는 한 활동가는 AFP 통신과의 위성전화 통화에서 “(정부군) 탱크가 3만여명이 사는 알하페 지역 경계에 배치돼 있다.”면서 “(중화기가) 이렇게 가까이 접근한 경우는 없었다. 마을에서 부상자를 치료하는 의사도 한 명뿐인데”라며 울음을 터뜨렸다.

또 UN 감시단은 12일 알하페 인근 마을인 아스 쉬르에 들어가려 했으나 마을 주민들이 길거리에 누워 진입을 막는 바람에 차량 진입이 막혔다고 밝혔다.

빅토리아 뉼런드 미 국무부 대변인은 “시리아 정부군이 반군 세력 근거지에서 대량 학살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안다.”면서 알아사드 정권을 강력하게 비판했다.

한편 유엔은 보고서를 통해 정부군은 지난 3월 9일 이들립 성의 아인라루즈 마을에 대한 공격 직전 8∼13세 소년 수십 명을 붙잡아 인간 방패로 사용했다고 밝혔다. 소년들은 마을 진공 작전에 투입되는 병력 수송용 버스 앞에 배치돼 총알받이로 사용된 것으로 드러났다.

유엔은 ‘어린이와 무력 분쟁’이라는 연례 보고서를 통해 시리아 정부가 어린이를 살해 또는 고문하거나 강제적으로 전투에 내몰아 ‘범죄국’ 명단에 처음 포함됐다고 밝혔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2012-06-13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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