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미스터리 기부자의 동화 같은 선행

獨 미스터리 기부자의 동화 같은 선행

입력 2012-03-06 00:00
수정 2012-03-06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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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중북부 도시 브라운슈바이크의 한 호스피스병원에 근무하는 간호사 안케 부르크하르트는 지난주 정문 앞에 놓인 깔개 밑으로 삐져나온 봉투 하나를 발견했다.

봉투 안을 본 그는 깜짝 놀랐다. 500유로(약 74만원)짜리 지폐 스무 장이 들어 있었기 때문이다.

돈을 두고 간 사람의 이름이나 소속단체를 알 수 있는 어떤 표시도 없었지만 부르크하르트는 최근 이 도시에 나타난 익명의 기부자를 떠올렸다.

최근 브라운슈바이크에서는 도움이 필요한 기관이나 사람에 주라는, 출처를 알 수 없는 기부금 봉투가 잇따라 발견됐다고 BBC방송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익명의 기부자는 지난 11월 이후 지금까지 알려진 것만 해도 19만유로(2억8천만원)를 도시 곳곳에 선물했다.

기부금 봉투는 매번 예상치 못한 곳에서 튀어나왔다.

호스피스병원 정문 앞 바닥깔개 밑뿐 아니라 교회의 찬송가 선반에서도 나왔고 지역 신문사의 안내데스크에서 발견되기도 했다.

’남몰래 선행’이라고 해도 우편함같이 쉽게 찾을 수 있는 곳이 아니라 자칫 그냥 지나쳐버릴 수도 있는 곳을 택해 돈을 전달했다. 엉뚱한 사람이 돈을 챙겨갈 가능성도 있다.

지역 주민들은 이 미스터리 기부자를 ‘현대판 로빈후드’ 등으로 부르고 있다고 BBC는 전했다.

유산을 물려줄 상속인이 없는 부자라거나 복권당첨 등 횡재를 만난 김에 선행을 하는 사람이라는 등 추측이 꼬리를 물고 있다.

이 별난 기부자에 대해 알려진 사실은 지역 신문인 ‘브라운슈바이거 자이퉁’ 독자라는 점뿐이다.

봉투 속에는 거의 매번 기부금의 용처를 알려주는 오려낸 신문 기사가 들어 있었기 때문이다. 한 번은 봉투 속에서 수영 중 사고로 전신이 마비된 소년의 기사가 나왔다.

의문이 증폭되고 있지만 브라운슈바이거 자이퉁은 얼굴 없는 기부자로 남기 원하는 본인의 의사를 존중, 신원을 추적하지 않기로 했다.

헤닝 노스케 편집장은 “그 돈을 필요로 하는 사람이 가져가게 될까? 그 부분도 이 동화 같은 얘기의 일부”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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