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륙 첫 이주자는 유럽인”… 논쟁 재점화

“美대륙 첫 이주자는 유럽인”… 논쟁 재점화

입력 2012-03-02 00:00
수정 2012-03-02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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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미스소니언 박물관 새 가설 주장

아메리카 대륙 최초의 이주민이 누구냐는 논쟁이 재점화됐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1930년대 이래로 고고학자들은 대체로 한 무리의 아시아인이 빙하기인 1만 5000년 전에 시베리아에서 알래스카로 건너와 서부연안으로 내려왔다는 통설을 받아들였다.

그러나 최근 일부 고고학자들은 빙하기의 유럽인이 최초 이주자라는 가설을 내놨다. 스미스소니언 국립자연사박물관의 고고인류학자 데니스 스탠퍼드는 1970년 체사피크만 입구에서 발견된 마스토돈의 상아와 돌날 석기가 2만 2000년 이전의 것이며, 돌날 석기를 사용한 이들 솔루트리안이 최초의 아메리카인이라는 주장을 제기했다. 솔루트리안은 선사시대인 2만 5000년 전 스페인, 포르투갈, 남프랑스에 살았다. 스탠퍼드는 “이들이 빙하를 따라 북대서양을 건너 북아메리카 대륙으로 퍼졌다.”고 말한다. 일부 고고인류학자들은 스탠퍼드를 거들며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스탠퍼드 가설의 요체는 대서양 중부 연안에서 발견된 석기에 있다. 그는 마스토돈의 상아가 연대 측정 결과 2만 2769년전의 것이었고, 돌날 석기는 마스토돈을 해체할 때 쓰였던 것으로 생각된다고 설명했다. 또 “동부 연안에서 발견된 돌날은 유럽의 것과는 18가지의 양식이 일치할 정도로 놀랄 만큼 흡사하다.”고 말했다.

댈라웨어대의 다린 로워리 교수가 메릴랜드주 틸만섬의 마일스 포인트에서 발견한 석기들도 적어도 2만년 전의 것이었다. 이는 스탠퍼드의 가설에 힘을 보탰다.

그러나 스탠퍼드의 솔루트리안 가설은 증거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우선 솔루트리안이 배로 대서양을 건넜다는 아이디어는 공감받지 못하고 있다. 그들이 이용한 배는 발견되지 않았다.

스탠퍼드는 해수면이 높아지면서 증거물들이 바닷속에 잠겼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그는 유럽의 솔루트리안들이 바위에 그린 넙치처럼 보이는 검은색 물고기와 바다표범 그림을 증거로 이들이 배를 만들어 물고기를 잡았다고 주장했다. 6만년 전 호주에 도착한 이들도 배를 이용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던메소디스트대의 고고학자 데이비드 멜츠 교수는 스탠퍼드의 가설을 통렬히 비판한다. “그들이 왔다면 유전자, 치아, 언어, 골격 등에 증거가 남아야 하는데 하나도 없는 기억상실증에 걸렸다. ”며 “기본적으로 모든 증거들이 최초 아메리카인의 기원은 아시아를 가리킨다.”고 말했다.”

스탠퍼드는 올봄에 자신의 가설을 뒷받침할 증거를 수집하기 위해서 마스토돈 상아와 돌날이 나온 바다에 들어갈 생각이다.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2012-03-02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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