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美쇠퇴시 고통스러운 양자택일 직면”

“한국, 美쇠퇴시 고통스러운 양자택일 직면”

입력 2012-02-10 00:00
수정 2012-02-10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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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진스키 “中패권 인정ㆍ日관계 강화 두 갈림길”

미국이 쇠퇴할 경우 한국은 안보를 위해 지정학적으로 중국의 지역적 패권을 수용하거나 일본과의 관계를 더욱 강화하는 ‘고통스러운 선택’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즈비그뉴 브레진스키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진단했다.

브레진스키 전 안보보좌관은 이번주 발간한 저서 ‘전략적 비전:미국, 그리고 글로벌 파워의 위기’에서 미국의 쇠퇴로 지정학적 위험에 처할 국가로 한국을 포함한 8개 나라를 꼽으며 이같이 예상했다.

지미 카터 행정부때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낸 브레진스키가 꼽은 나머지 국가는 조지아(러시아명 그루지야), 대만, 벨라루스, 우크라이나, 아프가니스탄, 파키스탄, 이스라엘을 비롯한 중동이다.

브레진스키는 북한의 반복돼온 도발적 행동을 상기시키면서 “그때마다 한국은 미국의 지원을 바라보았고, 이는 한국이 얼마나 물리적 안보를 위해 미국에 지속적으로 의존하고 있는지를 나타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브레진스키는 이 때문에 “미국의 쇠퇴는 한국이 고통스러운 선택에 직면하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 선택지중 하나로 중국의 패권에 들어가는 길을 거론하며 “중국의 지역적 패권을 수용하고 동아시아 지역의 안보를 보증하는 국가로 간주하고 중국에 더 기대는 방안이 있다”고 말했다.

브레진스키는 이어 “그렇지 않을 경우 역사적인 반감에도 불구하고 일본과의 관계를 더 강화하는 방향이 있다”며 “한일 양국은 민주주의 가치를 공유하고 있고, 또한 북한과 중국의 침공에 대한 두려움을 함께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브레진스키는 그러나 “강력한 미국의 지원이 없을 경우 일본이 중국에 맞설 가능성은 회의적”이라고 덧붙였다.

브레진스키는 이때문에 미국의 동아시아 안보공약 신뢰성이 낮아질 경우 정치적, 군사적 위협에 맞닥뜨릴 수가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브레진스키는 “한국, 대만, 일본, 터키 등은 미국의 확정된 핵 억지력, 핵우산에 의존하고 있지만 미국의 쇠퇴는 곧 미국이 제공하던 핵우산에 대한 신뢰성의 위기를 제공할 것”이라며 이 경우 이들 국가들은 다른 곳에서 안보를 추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다른 곳’에 대해 “하나는 자국 스스로 핵무기를 보유하는 길과 중국, 러시아, 인도와 같은 다른 핵국가의 확장 억지력에 기대는 길”이라고 말했다.

브레진스키는 특히 지속적으로 핵무기를 추구하는 북한의 호전성과 6자회담의 실패 등을 감안할 때 미국의 쇠퇴는 소규모 국가들의 핵무기 경쟁을 저지하기 힘들 것이라고 예측했다.

브레진스키는 이와 함께 “한반도에 평화적 통일의 때가 도래할 무렵 중국이 통일을 촉진하는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며 “이 경우 한국은 중국이 지원하는 통일과 한미동맹 축소를 ‘주고받기’로 재평가하고 결정해야 하는 상황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브레진스키의 저서는 “세계는 미국으로 대표되는 유일 강대국 시대를 마감하고 중국과 인도의 부상으로 대표되는 변혁의 시기를 맞고 있다”며 더 이상 미국이 세계 질서의 유일한 조정자가 아니라는 전제에서 글로벌 질서를 분석 조망하고 있다.

브레진스키는 8일(현지시간) 워싱턴 DC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서 저서 출간 설명회를 가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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