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인권 vs 안보’ 관타나모 딜레마

美 ‘인권 vs 안보’ 관타나모 딜레마

입력 2012-01-13 00:00
수정 2012-01-13 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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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타나모 기지 수용소 설치 10년… 끊이지 않는 논란

9·11 테러 이후 테러범을 구금해 온 미국의 관타나모 해군기지 수용소가 11일(현지시간)로 설치된 지 10년을 맞았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대선 공약으로 관타나모 수용소 폐쇄를 내걸고, 2010년 1월까지 폐쇄하겠다고 시한까지 제시했다.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은 지금까지도 이 공약을 지키지 못하고 있다. 미국은 9·11 테러에 대한 보복으로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한 이후 2002년 1월 11일 쿠바의 관타나모 기지에 20명의 테러 용의자를 수감하면서 수용소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당시 수용소 설치 근거는 대통령의 행정명령이었다. 한때 779명의 테러 용의자까지 수감했던 이 기지는 현재 171명을 수감하고 있다.

관타나모 수용소 폐쇄 문제는 미국 내에서 끊임없이 논란이 되고 있지만, 수용소 폐쇄에 반대하는 의회 내 의견이 강하기 때문에 오바마 대통령의 공약은 이행되지 못하고 있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지난 9일 오바마 대통령의 수용소 폐쇄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오바마 대통령의 수용소 폐지 공약은 후순위로 밀려나는 흐름이며, 오히려 관타나모 수용소가 영구화될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지난해 말 오바마 대통령이 서명한 2012년 국방수권법은 미국 시민권자까지도 테러 행위가 의심되면 재판 없이도 군사적 수용시설에 무한정 수감할 수 있도록 하는 조항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이 법을 놓고 1950년대 반공주의 열풍이 불던 매카시 시대 이후 처음으로 “미국 시민권자를 군사 법정시설에 구금하는 것을 허용한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이에 반해 이 법을 추진한 공화당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은 “미 본토에 대한 테러는 현실적 위협”이라고 반박했다. 워싱턴 포스트도 이날 오바마 대통령의 공약 이행을 회의적으로 내다봤다.

이날 앰네스티 인터내셔널 등 주요 인권단체 회원 수백명은 백악관 앞에서 관타나모 수용소 폐쇄를 촉구하는 시위를 벌인 데 이어 미 의회 의사당과 연방대법원까지 행진했다. 인권단체 관계자는 “오늘 시위는 마이애미, 보스턴, 샌프란시스코, 시카고 등 미국 내 주요 도시는 물론 파리, 토론토, 마드리드, 베를린, 런던 등에서도 동시다발적으로 열렸다.”고 말했다. 관타나모 수용소 수감자들도 전날부터 단식을 전개하는 등 수용소 내 시위를 벌이고 있다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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