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新재정협약으로 재정건전성 대폭 강화

EU 新재정협약으로 재정건전성 대폭 강화

입력 2011-12-10 00:00
수정 2011-12-10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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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M 조기출범ㆍIMF 추가출연 등 위기진화력 확충 ECB 역할확대ㆍ유로채권 향방에 위기재발 여부 달려

유럽연합(EU)은 8~9일(현지시간) 이틀 동안 열린 정상회담에서 유로존을 휩쓰는 채무위기를 진화하고 금융시장의 신뢰를 얻기 위해 새로운 ‘재정협약체제’를 만들기로 했다.

특히 새 체제에 유로존 17개국 뿐만 아니라 비(非)유로존 10개국 중 6개국이 참여를 확정하고 3개국이 의회 협의 절차를 진행키로 해 EU 전체의 재정 건전성이 대폭 강화된다.

EU 정상들은 또 항구적 구제금융기금인 유로안정화기구(ESM)를 조기에 출범시키로 하는 등 금융시장의 불안을 해소할 단기적 대책들도 마련했다.

그러나 위기진화자금의 규모가 충분하지 못하다는 지적이 많아 향후 상황에 따라 금융시장이 다시 동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EU는 이번 회담에서 위기 재발을 방지할 조치인 유럽중앙은행(ECB)의 역할 확대와 유로존 공동채권 발행에 대해 합의하지 못했으나 내년 3월 회의에서 다시 논의할 여지를 남겨 놓았다.

EU는 앞으로 3개월여 동안 신재정협약의 내용과 이행방안 등을 구체화하고 각국 내부, 유럽의회 등과의 협의 절차를 거쳐 내년 3월 정상회담에서 확정할 예정이다.

◇ 황금률 = 기존 유럽성장안정협약엔 “당해연도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3%, 누적 공공부채는 60%를 넘어서는 안된다”는 규정이 있었으나 사실상 사문화된 규정이다. 이번엔 이를 반드시 지켜야 하며 위배 시 실질적 제재가 가해진다는 뜻에서 ‘황금률’로 부른다.

유로존 17개국 뿐만 아니라 자발적으로 새 협약에 참여하는 나라들은 이 황금률을 자국 헌법이나 법규 등에 반영, 균형재정을 이뤄야 한다. 독일, 스페인, 슬로바키아 등은 이미 입법화돼 있다.

이와 함께 경제가 정상적일 때 당해연도 재정적자가 GDP의 0.5%를 넘지 못하도록 하는 규정이 새로 도입됐다. 다만 경기 침체와 세수 감소로 경기부양책이 필요할 경우엔 이를 초과할 수 있다.

◇ EU 집행위 등 권한 강화 = 당초 독일 등이 추진한 수준에서는 후퇴했으나 EU의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 등 EU 기관들의 회원국 재정 운용에 개입할 권한이 크게 강화된다.

예컨대 회원국들은 매년 10월에 이듬해 예산안을 집행위에 제출해 사전 심사를 받아야 한다. 또 국채 발행 계획도 사전에 내야 한다.

중요한 경제 분야 개혁조치들도 ‘유로존 차원에서’ 논의하고 조정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집행위와 회원국 간 이견이 있을 경우 유럽사법재판소(ECJ)가 중재 역할을 맡게 된다.

◇ 제재와 시정 조치 = 회원국 평시 재정적자가 GDP의 0.5%를 넘게 되면 재정지출 축소와 세금인상 등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 GDP의 3%를 넘기면 벌과금 등 제재 조치를 받게 된다. 회원국 만장일치가 아닌 85%의 지지로 제재 요건이 완화됐다.

◇ 방화벽 강화 = 5천억 유로 규모 기금의 항구적 구제금융기금인 유로안정화기구(ESM)의 출범이 내년 7월로 1년 앞당겨진다.

ESM의 개입 여부도 만장일치제가 아닌 85%의 다수 찬성으로 결정키로 ESM 협약이 바뀐다. 이와 관련해 핀란드의 경우 정부가 의회와 협의절차를 거쳐야 한다.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을 1년간 ESM과 병존시키고 두 기관의 자금을 결합시켜 운용하는 방안엔 원칙적 합의가 이뤄졌다. 이는 내년 3월에 확정된다.

또 국제통화기금(IMF)에 2천억 유로를 추가 대출키로 했다. 1천500억 유로는 유로존 국가, 500억 유로는 스웨덴 등 비유로존 국가가 부담하기로 했으며 분담비율 등 구체 사항은 앞으로 열흘 내에 확정된다. IMF는 EU와 중국 등 다른 나라들의 지원자금을 더해 유로존 위험국가를 지원하게 된다.

ESM과 관련해 무엇보다 금융시장의 주목을 받는 것은 민간 투자자들의 유로존 구제프로그램 참여를 강제하지 않는다고 명시키로 한 점이다. 그리스 국채 투자자들에 대해 50%의 손실을 감수토록 함으로써 은행권의 불만이 컸음을 고려한 것이다.

◇ 구제금융 자금 규모 = 이번 정상회담에선 종전의 대책들에 비해 획기적인 조치들이 타결됐다. 그러나 금융시장의 최대 관심사인 구제금융자금의 규모는 기대에 못 미치는 것이다.

EU 내의 일부 기관 보고서는 신용경색을 풀고 이탈리아와 스페인 사태를 확실히 진화하기 위해선 위기진화자금이 2조 유로 이상 돼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EFSF(4천400억 유로)와 ESM(5천억 유로)의 기금에 IMF 지원금(2천억 유로)을 합하면 1조1천400억 유로다.

이에 따라 금융시장이 당분간은 정상회담 결과에 대한 긍정적 분위기를 유지할 수 있으나 이탈리아와 스페인 국채 금리 등이 급등하며 위기가 재연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 ECB 개입과 공동채권 발행 = 유로채권 발행 문제는 정삼회담 발표문에 언급되지 않았다. 독일 등의 반대 때문이다.

그러나 마리오 몬티 이탈리아 총리는 “이 방안이 죽은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헤르만 반롬푀이 EU정상회의 상임의장이 내년 3월 제출할 재정통합심화 방안 보고서에 유로채권 발행에 따른 혜택을 강조하는 내용이 포함된다는 것이다.

물론 유로채권은 실현되더라도 적어도 3-5년 이상 뒤에나 도입이 가능하다.

투자자들은 ECB가 위험국 국채를 무제한 사들이도록 하는 방안이 공식화되기를 기대했으나 무산됐다. 다만 ECB는 9일에도 이탈리아 국채 등을 다량 매입했으며 앞으로도 적절한 한도 내에서 소방수 역할을 계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상황이 나쁘게 돌아갈 경우 내년 3월 정상회담에서 ECB의 역할 확대가 다시 논의될 수 있을 것으로 EU 관계자들은 예측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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