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대받지 못한 ‘차르’의 귀환

환대받지 못한 ‘차르’의 귀환

입력 2011-12-06 00:00
수정 2011-12-06 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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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러시아당 턱걸이 과반 의석 안팎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었지만, 충격의 폭은 예상보다 컸다. 러시아 하원(국가두마)에서 3분의2 의석(300석) 확보에 훨씬 못 미치는 이번 총선 결과로 통합러시아당은 지난 11년간의 독주에 제동이 걸렸고, 이에 따라 향후 정치 판도에 적잖은 변화가 일어날 전망이다. 무엇보다 내년 3월 세 번째 대권 도전을 앞둔 푸틴 총리의 정치 행보에 먹구름이 끼게 됐다. 더욱이 선거 과정에서 통합러시아당의 갖가지 선거부정 의혹이 불거지면서 후폭풍은 한층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집권 여당의 지지율이 추락한 가장 큰 원인으로는 푸틴 총리와 통합러시아당의 장기 집권에 대한 유권자들의 염증과 불만을 꼽을 수 있다. 4년 전 압도적인 지지를 얻었던 통합러시아당은 집권 기간 국민의 생활 수준을 향상시키기는커녕 온갖 부정부패에 연루돼 ‘사기범과 도둑’당이라는 조롱을 받는 지경에 이르렀다.

최근 유출된 통합러시아당 내부 여론조사에서는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의 지지율이 각각 29%와 31%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푸틴 역시 2000~2008년 대통령 연임 당시 강한 남자 이미지로 높은 인기를 누렸지만 지난 9월 메드베데프 대통령과의 자리 바꾸기로 내년 대선에서 크렘린에 재입성하겠다는 야심을 공식화하면서 국민들의 실망을 자초했다.

●유권자들 ‘푸틴 장기집권’ 염증

대선의 전초전 격인 이번 총선에서 유권자들의 냉철한 성적표를 받아든 푸틴과 통합러시아당은 앞으로 차기 의회에서 야당과의 타협이 필수적이게 됐다고 현지언론들은 분석하고 있다.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투표 종료 후 “하원의 세력 판도는 국가의 실질적인 정치세력 판도를 반영하는 것”이라며 “여러 사안에서 야당과의 협력이 불가피하며, 이것이 의회주의이고 민주주의”라고 자평했다. 마리야 리프만 카네기모스크바센터 애널리스트는 AP와 가진 인터뷰에서 “통합러시아당이 이번 총선을 계기로 정국 옥죄기를 가속화할지, 아니면 더 이상 독주할 수 없는 현실에 새롭게 적응할지 기로에 섰다.”고 해석했다.

일각에선 이번 총선 결과가 푸틴의 3선 가도에는 별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푸틴이 그동안 조직적으로 정치적 도전자들을 제거해 온 데다 대다수의 러시아 국민들이 믿을 만한 대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야당, 개표조작 의혹 제기도

한편 러시아의 독립 선거감시기구인 ‘골로스’와 라디오 방송사 ‘에코 모스크바’ 등 시민단체와 정부 비판적 웹사이트에 대한 디도스(DDoS·분산서비스거부) 공격을 비롯해 부재자 투표 악용, 부정투표, 미디어 통제 등 선거법 위반 사례가 속속 보고되면서 정국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는 부정선거를 비판하는 항의 시위가 벌어져 120여명이 경찰에 체포됐다.

야당과 선거감시모니터단은 “출구조사 결과와 광범위한 부정선거 등을 감안하면 통합러시아당의 득표율이 과장됐을 가능성이 높다.”며 개표 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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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2-06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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