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로 주지사 비난 美여고생, 되레 사과받아

트위터로 주지사 비난 美여고생, 되레 사과받아

입력 2011-11-30 00:00
수정 2011-11-30 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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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블로깅사이트인 트위터를 통해 미국 캔자스주 주지사를 비난했다는 이유로 학교 측으로부터 주지사에게 사과하라는 지시를 받았던 미국 여고생이 오히려 주지사와 학교 측으로부터 사과를 받아내 화제라고 CNN 등 미국 언론들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 캔자스주 쇼니 미션 이스트고교 12학년(한국 고교3년생)인 엠마 설리번(18)은 트위터로 주지사를 비난했다는 이유로 학교 측으로부터 이날 오전까지 조롱섞인 트윗과 관련해 사과편지를 쓰라는 지시를 받았으나 표현의 자유를 들어 이를 거부한 뒤 이에 과잉대응한 주지사 측의 사과를 받아냈다.

설리번은 지난 21일 캔자스주 수도인 토피카에서 열린 현장교육에 참석해 샘 브라운백 주지사의 강연을 듣던 중 “방금 브라운백 주지사에게 형편없다(sucked)고 욕을 했다”라는 트윗을 올렸다가 다음날 주지사의 소셜미디어 담당 비서 셰린 존 손택에게 발견됐다.

손택은 관할 교육당국에 이를 알렸고 쇼니 미션 이스트고교는 설리번에게 무례한 행동으로 인해 학교의 명예를 실추시켰다면서 28일까지 사과편지를 쓰라고 지시했다.

설리번은 그러나 “사과편지를 쓰는 것은 내가 할 수 있는 참된 행동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부모와 친구들이 내 결정을 지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사실이 현지 언론보도를 통해 알려지자 주지사와 학교 측의 대응이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일이라는 비난이 일었다.

설리번의 트위터 팔로워 수는 주지사를 조롱하는 트윗을 전송할 때 주로 친구들로 65명에 불과했지만 현재 1만1천명을 훌쩍 넘겼다.

이처럼 비난 여론이 비등하자 오히려 학교당국과 주지사 측이 사과하면서 진화에 나섰다.

현지 교육 당국이 먼저 나서 “학생의 발표와 표현의 자유는 헌법적으로 보호돼야 한다”면서 주지사에게 사과편지를 쓸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이들은 “사과를 할지와 누구에게 사과할지 등은 전적으로 개인의 결정에 의해 이뤄져야한다”고 덧붙였다.

주지사 측도 곧바로 성명을 내고 “표현의 자유는 가장 소중한 자유영역”이라며 “소셜미디어 담당 직원이 설리번의 트윗에 과도하게 반응한 점에 대해 사과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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