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링필드’ 핵심전범 4인방 단죄 시작

‘킬링필드’ 핵심전범 4인방 단죄 시작

입력 2011-11-21 00:00
수정 2011-11-21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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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포트 정권 2인자 체아 등 핵심전범 4인방 법정에검찰 “현대 역사의 가장 끔찍한 사건”

캄보디아에서 양민 200만명을 학살한 ‘킬링 필드’로 악명을 떨친 크메르루주 정권(1975~79년)의 핵심인사 4인방에 대한 재판이 시작됐다.

유엔과 캄보디아 정부가 공동설립한 크메르루주 전범재판소는 21일 공판을 열고 사건 발생 32년 만에 폴 포트 정권의 2인자 누온 체아(84) 등 대량학살을 주도한 4인을 법정에 세웠다.

이날 누온 체아를 비롯해 키우 삼판(80) 전 국가주석, 아엥 사리(85) 전 외교부 장관은 피고인 신분으로 재판에 참석해 검사가 밝힌 혐의 사실에 귀 기울였다.

그러나 사리 전 외교부 장관의 아내이자 정권의 ‘퍼스트 레이디’로 불린 아엥 타리트(79) 전 사회부 장관은 치매를 이유로 재판 불출석이 허용됐다.

피고인들은 전쟁범죄, 반(反)인도적 범죄, 학살, 고문 등의 혐의를 받고 있으나 모두 이를 부인하고 있다.

급진 공산주의를 표방한 크메르루주 정권이 집권한 4년 동안 캄보디아에서는 국민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200만명이 학살되거나 굶어 죽었다.

크메르루주 정권의 만행은 학살된 양민들이 매장된 곳을 뜻하는 ‘킬링 필드’라는 제목의 영화로 제작돼 널리 알려졌다.

법정은 이날부터 4일간 열리는 공판에서 피고인들의 혐의 전반을 명확히 밝힐 예정이다.

재판 첫날 체아 레앙 검사는 주민들에게 끔찍한 조건에서의 이주, 노동, 결혼 등을 강제한 피고인들의 혐의를 언급하고 “피고인들이 명령하고 지휘한 이러한 범죄는 현대 역사에서 한 나라의 국민이 겪은 가장 끔찍한 사건 중 하나”라고 말했다.

레앙 검사는 당시 북서부 강제 노동 수용소에서는 하루 평균 70~80명이 죽어나갔다고 덧붙였다.

’세기의 재판’에 대한 뜨거운 관심 속에 법정은 수도승, 학생, 크메르루주 정권 생존자 등 관중 수백 명으로 가득 찼다. 일부 재판 과정은 TV로 생중계된다.

이번 재판은 전범재판소가 여는 두 번째 재판이자 가장 중요한 재판으로 평가받는다.

전범재판소는 지난해 7월 투올슬랭 교도소 소장이었던 카잉 구엑 에바브에게 징역 30년형을 내리며 크메르루주 전범에 대한 단죄를 시작했다.

카잉 구엑 에바브는 판결에 불복, 내년 2월 3일 항소심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크메르루주 정권 1인자인 폴 포트는 1998년 벌을 받지 않고 사망했다.

전범재판소의 라르스 올슨 대변인은 “이 재판이 시작됐다는 것 자체가 중대한 이정표라 할 수 있다”며 “그간 많은 사람이 재판을 할 수 없을 거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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