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 희생하면 伊도 한국식 금모으기 가능”

”정치인 희생하면 伊도 한국식 금모으기 가능”

입력 2011-11-16 00:00
수정 2011-11-16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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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를란도 이탈리아 하원의원 “정치권 모범이 선결과제”

”정치인들이 먼저 희생하고 모범을 보이면 한국이 1997년 외환위기 극복 때 보여준 금 모으기 운동이 이탈리아에서도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탈리아 제4정당인 ‘가치있는 이탈리아당(IdV)’의 레올루카 오를란도(64) 하원의원은 15일(현지시간) 낮 로마 시내에 있는 집무실에서 연합뉴스 특파원과 가진 인터뷰에서 “경제위기를 극복함에 있어서 국민에게 희생을 요구하기 전에 먼저 정치인들이 솔선수범해야 한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오를란도 의원은 ‘마니 풀리테(깨끗한 손)’로 알려진 반부패 운동을 주도한 검사 출신 안토니오 디 피에트로 당수가 이끄는 IdV의 대변인이자 실질적인 2인자로 꼽힌다.

오를란도 의원 자신도 지난 1980년 마피아에 살해당한 피에르산티 마타렐라 시칠리아 주(州)지사의 법률참모로 정계에 뛰어든 뒤 팔레르모 시장을 역임하면서 마피아 소탕과 반부패 운동을 이끈 용기있는 정치인이다.

오를란도 의원은 “IdV는 국회의원 정수를 반으로 줄이고 의원 봉급도 대폭 줄일 것을 제안하고 있다”며 “불필요한 공공기관을 아예 없애고, 있어야 할 이유가 없는 지방정부도 줄이자는 것이 우리의 정책”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탈리아 정치권이 바로 이런 것들을 다한 후에야 국민들에게 희생을 요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탈리아가 국제사회의 신임을 얻는 권위있는 국가로 다시 태어나기 위해서는 몇가지 조치가 필요하다”면서 정치인들의 솔선수범과 부유층의 모범, 경제에 해악을 미치는 금융기관들의 변화를 꼽았다.

오를란도 의원은 “이탈리아는 정부부채가 엄청나게 많은 반면 개인소유 재산 규모가 가장 큰 나라”라며 “이러한 격차는 바로 탈세에서 온다”고 지적했다.

그는 “열심히 일하고 정직하게 세금을 내는 사람들에겐 세 부담을 줄여주고, 세금을 안 내는 사람들은 더 내게 하는 개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를 “17년 동안 이탈리아의 법치를 묶어둔 사람이며, 자신만을 위한 법을 만들고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 의회를 이용했다”며 “베를루스코니 때문에 이탈리아는 마피아라는 평을 듣게 됐지만, 이탈리아는 마피아 국가가 아니라 마피아와 맞서 싸우는 나라”라고 강조했다.

그는 “베를루스코니는 무솔리니처럼 검은 셔츠를 입지 않았지만 독재자”라며 “대통령과 검찰, 야당 등 누구의 통제도 받지 않으려 하고, 자신을 통제하려고 시도하는 이들을 모두 적으로 돌리는 정치인은 독재자이며, 결코 민주주의자가 아니다”라고 못박았다.

오를란도 의원은 마리오 몬티 새 총리 지명자를 “유능한 경제학자이자 이탈리아에 매우 소중한 인물”이라면서도 “개인적으로 몬티 총리 지명자를 존경하지만 새 정부는 철저하게 전문관료 중심의 임시 비상내각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문으로 나간 베를루스코니가 창문으로 다시 들어올 위험이 있다”며 “새 내각이 베를루스코니를 복귀시키는 ‘트로이 목마’가 돼선 안 된다”고 경계했다.

한편 오를란도 의원은 이탈리아가 결국 유로존을 탈퇴해 리라화로 복귀할 것이라는 뉴욕대 누리엘 루비니 교수의 예측에 대해 “유로존 탈퇴는 큰 실수가 될 것이며”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유로화는 단순한 돈이 아니라 크고 중대한 가치”라며 “불과 수십년 전에 전쟁을 했던 나라들이 국경을 없애고 단일 시장으로 변했는데, 만일 유로화가 무너지면 모든 것이 무너진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과 유럽연합(EU)이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은 것을 지적하면서 “바로 이 점이 ‘유럽’을 정의하는 게 아니냐”고 반문하고, “한국이 이탈리아가 아니라, 유럽과 FTA를 맺었다는 점을 주목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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