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방사능 후쿠시마發 아닌 민가 약병 속 ‘라듐’이 원인”

“도쿄 방사능 후쿠시마發 아닌 민가 약병 속 ‘라듐’이 원인”

입력 2011-11-07 00:00
수정 2011-11-07 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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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공포’ 日 도심 방사능 노출 소동 일단락

서울 노원구의 주택가 아스팔트에서 방사성물질인 세슘이 검출된 가운데 일본 도쿄 고급 주택가 곳곳에서도 높은 방사선량 수치가 측정되고 있다. 도쿄 세타가야구에서는 지난달 28일 하치만야마의 한 슈퍼마켓 주차장 옆 지표면에서 시간당 170마이크로시버트(μ㏜)가 측정됐다. 지표면 40㎝ 아래에서는 무려 시간당 4만 μ㏜까지 치솟았다. 일본인 연간 피폭 한도의 40배에 해당한다. 같은 달 12일에도 시간당 2.707∼3.35μ㏜의 높은 방사선량이 계측됐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도쿄 도심의 방사선량이 지난 3월 일어난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의 방사능 누출 사고와는 연관성이 없는 것으로 조사 결과 나타났다고 6일 밝혔다. 그러면서 방사성 라듐이 담긴 병을 ‘주범’으로 지목했다. 하치만야마 땅속 40㎝ 지점에서 방사성물질인 라듐 226이 담긴 약병이 발견됐고, 지난달 13일 고(高)방사선량이 측정된 도로 부근의 민가 마루 밑에서도 라듐이 담긴 병이 수거됐다.

●지역주민들 직접 방사능 수치 측정

라듐은 우라늄이 붕괴할 때 생기는 방사성물질이지만 원전 사고로 새어 나오는 플루토늄이나 세슘과 달리 현무암·화강암에도 포함돼 있는 천연 물질이다. 예전에는 암 치료에도 이용됐고 야광 도료의 원료로도 쓰였다. 전문가들은 최근 들어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경각심이 높아졌을 뿐 원래 라듐병이 발견되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고 지적한다. 각 지역 주민들이 직접 방사능 수치를 측정하면서 잇따라 ‘고방사능 지대’를 발견하고 있는 셈이다.

일본은 태평양전쟁 전부터 라듐을 야광 도료용으로 사용하거나 암 치료에 효과가 있다고 해서 체내에 넣는 침 등에 활용해 왔다. 그러나 유해성이 밝혀지면서 1958년부터 방사선 장애 방지법 등이 시행됐고, 문부과학성에 보유 신고나 인허가 신청을 하도록 의무화했다. 그러나 이때 인허가 신청을 하지 않고 그대로 보유하고 있던 소유자가 사망해 방사성물질이 방치되는 사례가 잇따른 것으로 일본 정부는 보고 있다.

●원전주변 아동 7% 소변서 세슘 검출

한편 요미우리신문은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인근 지역 일부 아동의 소변에서 방사성 세슘이 검출됐다고 5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9∼10월에 후쿠시마현 미나미소마 시내 만 7세 미만 아동 1532명의 소변을 검사한 결과 이 중 104명(6.8%)에게서 세슘이 나왔다. 최고 농도는 소변 1ℓ당 187베크렐(㏃)이었다. 104명 중 93명에게서는 소변 1ℓ당 20∼30베크렐(㏃)이 검출됐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2011-11-07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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