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남유럽 ‘문제는 정치다’] (4·끝)포르투갈

[위기의 남유럽 ‘문제는 정치다’] (4·끝)포르투갈

입력 2011-10-28 00:00
수정 2011-10-28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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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만재정·좌우동거 정부 ‘합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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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드루 파소스 코엘류 포르투갈 총리는 유로존 재정위기 해결을 위한 유럽연합(EU) 정상회의를 하루 앞둔 지난 25일(현지시간) 리스본에서 열린 한 콘퍼런스에서 “그리스 문제에 대한 해법 모색이 정상회의에서 가장 중요한 의제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포르투갈은 그리스, 아일랜드에 이어 지난 5월 EU와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780만 유로(약 121조 6191억원)의 구제금융을 지원받았다. 때문에 그리스의 채무불이행(디폴트) 여부는 포르투갈에게도 매우 민감한 사항이다. 코엘류 총리는 수차례에 걸쳐 “만약 그리스에서 심각한 상황이 발생한다면 포르투갈도 2차 구제금융을 받아야 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경고해 왔다.

포르투갈이 유로존 국가 중 세 번째로 구제금융을 받아야 할 정도로 심각한 재정위기를 겪게 된 데는 지난 6월 조기총선 이전까지 6년간 집권했던 중도좌파 사회당의 방만한 재정운영과 안이한 대처가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그리고 지난 3월 긴축재정안 의결을 둘러싼 중도우파 야당 사회민주당과의 정치적 대립은 시장의 우려를 증폭시키는 핵폭탄 역할을 했다.

포르투갈은 2000년 유로화 채택 이후 경쟁력 약화와 성장 약세, 저축률 감소에 허덕여 왔다. 최근 10년간 경제성장률은 유로존 평균을 뒤쫓는 수준에 머물렀다. 지난해 공공부채율은 국내총생산(GDP)대비 90%를 넘었고 실업률은 10%를 웃돌았다. 경제위기가 심화되자 사회당 정부는 공공 부문 임금과 복지예산을 삭감하고, 세금을 인상하는 등 긴축조치를 잇따라 단행했다. 그러나 신용평가기관들의 우려를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이었고 외부의 압력은 더욱 커져갔다. 그럼에도 당시 집권당의 호세 소크라테스 총리는 “정부가 예산을 강화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으며, 구제금융은 필요하지 않다.”고 주장해 과감한 구조개혁 단행을 주저했다.

지난 3월 정부의 새 재정긴축안이 의회에서 부결된 책임을 지고 소크라테스 총리가 자진 사퇴하면서 발생한 정치공백으로 포르투갈 상황은 악화됐다. 소크라테스 총리는 “자력으로 재정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마련한 조치를 야당이 거부했다.”고 비난했고, 야당은 “정부의 긴축안은 경기침체 위험만 키울 수 있다.”고 반박하며 발목을 잡았다.

포르투갈은 결국 지난 5월 구제금융을 신청했고, 6월 조기 총선에서 사회민주당이 승리해 코엘류 당수가 총리에 올랐다. 대통령제가 가미된 내각책임제인 포르투갈은 아니발 카바쿠 실바 대통령은 중도우파, 소크라테스 총리는 중도좌파인 불안한 동거 정부 형태로 운영돼 오다 조기 총선을 계기로 중도우파가 대통령과 총리를 모두 차지, 정책의 일관성을 강화할 수 있는 계기는 마련했다.

6년 만에 정권교체를 이룬 우파 정부는 무거운 짐을 지게 됐다. 사회당 정부보다 더 강력한 재정긴축안을 요구받는 동시에 경제성장 둔화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켜야 한다. 포르투갈 정부는 지난 13일 재정긴축 조치를 담은 2012년도 예산안을 의결했다. 이달 말 의회 투표를 거칠 예산안은 공무원 급여와 월 1000유로 이상 소득자에 대한 연금지급액 삭감, 민간 부문 근로자 근무시간 확대, 보건·교육예산 감축 등을 담고 있다. 코엘류 정부가 이 같은 조치를 통해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9%에 달했던 재정적자비율을 EU와 IMF가 제시한 구제금융의 조건대로 2013년까지 3%로 줄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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