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의 봄’ 진원지 튀니지 첫 자유선거… 온건 이슬람정당 승리

‘아랍의 봄’ 진원지 튀니지 첫 자유선거… 온건 이슬람정당 승리

입력 2011-10-26 00:00
수정 2011-10-26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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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구 민주주의+이슬람 원리’ 新정치모델 될까

‘아랍 민주화의 봄’을 탄생시킨 튀니지에서 치러진 첫 자유 선거에서 온건 이슬람 정당의 승리가 확실시된다.

24일 오후(현지시간) 초기 개표 결과 온건 이슬람주의를 표방한 엔나흐다당이 40%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엔나흐다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대부분의 지역구에서 이기고 있다.”면서 “최종 개표에서 50% 이상 득표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먼저 실시된 국외 투표 결과에서도 엔나흐다는 외국 거주 튀니지인에게 할애된 18석 가운데 가장 많은 9석을 획득했다.

엔나흐다는 이미 4~5개의 다른 자유민주주의 정당과 함께 헌법 제정을 위한 대표단을 꾸리는 등 연정 구상 논의에 들어갔다. 민주주의와 다원성의 원리에 충실할 것이라며 아랍 정계의 ‘모더니스트’를 자처한 엔나흐다는 서구식 민주주의와 이슬람 원리를 결합, 중동의 새로운 정치 모델을 선보이겠다는 공약을 내놨다. 이념적 이슈보다 경제 개발과 내부 안정 등 실용주의 노선에 무게를 두겠다는 것이다. 여성들에게도 교육 및 고용 기회를 평등하게 제공하고 히잡 등 이슬람 복장 착용은 자율에 맡기겠다고 밝혔다.

이번 선거로 꾸려질 전체 217석 의회는 앞으로 1년간 새 헌법을 마련하고 새 과도정부 대통령을 지명할 예정이다. 내년 말이나 내후년 초 치러질 정식 총선 및 대선으로 가는 중간 기착지인 셈이다.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의 준동을 우려하는 일부의 시각에 대해 엔나흐다 선거 본부장인 압델하미드 즐라지는 “공화의회당, 에타카톨 등 세속주의 정당 2곳도 연정에 포함시킬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 엔나흐다 대표 라체드 간누치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총리가 펴온 온건 이슬람주의를 접목시키겠다고 밝혔다. 1981년 이슬람운동(MIT)을 창립해 정계에 뛰어든 그는 정권 탄압으로 22년간 영국에서 망명생활을 한 뒤 재스민 혁명이 성공한 지난 1월 고국으로 돌아왔다.

튀니지의 이번 선거는 뒤이어 혁명에 성공한 이집트, 리비아의 민주주의 국가 건설 성공을 가늠해 볼 리트머스 시험지나 다름없다. 엔나흐다의 승리는 당장 다음 달 선거를 앞두고 있는 이집트에서 엔나흐다와 비슷한 이념을 공유하고 있는 무슬림형제단(자유정의당)의 지지율을 더 끌어올릴 것으로 보인다. 튀니지 정치 전문가인 소피안 벤 살라는 “이번 선거는 급진적이지 않은 이슬람 정당이 선거에서 이길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으며, 이는 중동에서 처음 일어난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중도좌파인 진보민주당(PDP) 나지브 체비 대표는 패배를 인정하면서 “엔나흐다로부터 집권 연정 참여요청을 받았지만 그럴 필요성을 전혀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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