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새 정권, 北 인력 추방할 듯

리비아 새 정권, 北 인력 추방할 듯

입력 2011-08-27 00:00
수정 2011-08-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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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루트에만 북한 의사 등 15-20명 체류

리비아 반군 사이에 북한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아 새로운 정부가 출범하면 자국 내 체류중인 북한인들을 추방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리비아-튀니지 국경에서 약 60km 떨어진 리비아 날루투의 미디어센터에서 일하는 반군 행정 요원 줌마 메타와(33)씨는 26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카다피 정권이 완전히 몰락하면 리비아에 있는 북한인들은 반군에 의해 내쫓길 것”이라고 말했다.

리비아와 북한은 1974년 수교 이후 비교적 밀접한 관계를 유지해 왔으며, 한때 북한은 리비아 군인을 훈련시킬 군사고문단을 파견하고 스커드 미사일도 비밀리에 수출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외화벌이에 동원됐던 200명이 넘는 북한 의사와 간호사 등은 올해 들어 내전이 격화됐는데도 불구하고 북한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리비아 지방 도시에 흩어져 있다.

메타와는 “날루트에 있는 북한인은 대략 15~20명이다. 카다피 정권이 데려온 이들은 아직 북한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지만, 반군이 정권을 잡으면 리비아에 더는 머물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카다피와 친했던 북한 정권에 대해 반군들이 좋지 않은 감정을 갖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풀이된다.

리비아에 있는 북한인들은 리비아-튀니지 국경 일부가 폐쇄되고 탈출할 방법도 찾지 못하면서 어쩔 수 없이 체류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그는 전했다.

이들이 북한으로 돌아가면 중동 및 북아프리카의 민주화 물결에 관한 소문이 북한에 퍼질 것을 우려해 귀국시키지 않고 있다는 소문도 있었으나 확인되진 않았다.

그는 이어 “날루트에 있는 북한인 한 명은 의사이고 나머지 대부분은 간호사이다. 이들 모두가 아랍어는 물론 영어를 잘 못해 의사소통을 하기가 어렵다”고 덧붙였다.

심지어 그는 “북한인 의료진 한 명은 박사학위증을 갖고 있다고 하는데 진짜 서류인지, 가짜 서류인지 확인하기도 어렵다”고 의구심을 보이기도 했다.

이어 “리비아에 있는 남한 사람들은 북한 사람들과 비교해 더 활동적이고 리비아인들과 더 활발하게 교류를 하는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메타와는 이날 A4 용지에 리비아 지도를 직접 그려가며 현재 반군과 정부군이 각각 장악한 지역, 각 도시의 인구, 날루투에서 트리폴리까지 거리 등을 알려줬다. 그는 반군을 혁명군으로 지칭하기도 했다.

그는 “카다피의 고향인 시르테와 그간 카다피 정권에 충성심을 보여온 카다파 부족의 근거지 사바하는 아직 반군이 장악하지 못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시르테는 약 8만명, 사바하는 약 15만명의 인구를 갖고 있다.

수도 트리폴리 상황에 대해 그는 “90%는 혁명군이, 나머지 10%는 카다피 정권이 차지하고 있다. 여전히 교전이 벌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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