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역사 중심에 ‘마틴 루터 킹’ 서다

美 역사 중심에 ‘마틴 루터 킹’ 서다

입력 2011-08-23 00:00
수정 2011-08-23 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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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념관 사업추진 43년 만에 완공… 28일 헌정식

미국의 흑인 인권운동가 마틴 루터 킹 목사의 기념관이 사업 추진 43년 만에 완공돼 22일 오전(현지시간) 일반인에게 공개됐다.

킹 목사 기념관은 워싱턴DC의 링컨 기념관과 제퍼슨 기념관, 루즈벨트 기념관 등 쟁쟁한 전직 백인 대통령 기념관들에 둘러싸인 요지에 세워졌다. 미국 역사·정치의 한복판인 ‘내셔널몰’ 지역에 기념관을 갖게 된 흑인은 킹 목사가 처음이다. 최초의 흑인 대통령 탄생에 이어 최초의 내셔널몰 흑인 기념관 완공으로, 미국 역사에서 ‘2등 시민’으로 차별받았던 흑인들의 숙원이 하나둘씩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흑인 인권단체들은 킹 목사가 암살당한 1968년부터 기념관 설립을 정치권에 호소했지만, 1996년에야 비로소 의회는 기념관의 워싱턴DC 내 설립을 허가했다. 1998년 의회는 ‘킹 목사 국립기념관 사업기금’이 기념관 설립을 주관하는 것을 승인했다. 1999년에 구체적인 기념관 위치가 정해졌고 2000년부터 모금운동이 시작됐으며 2006년 기공식이 열렸다.

처음엔 건립 기금 모금이 쉽지 않을 것이란 비관론도 있었으나 보잉과 포드, 코카콜라 등 굴지의 대기업과 유명인사들이 후원에 나서면서 목표치인 1억 2000만 달러(약 1300억원)를 거의 채웠다.

4에이커(약 1만6000㎡) 면적에 달하는 기념관의 백미는 9.14m 높이의 킹 목사 석상(石像)이다. 미국에서는 보기 드물게 큰 석상으로 킹 목사가 팔짱을 끼고 서서 단호한 표정을 짓고 있는 모습이다. 링컨 기념관의 좌상 높이가 5.8m인 점과 비교하면 킹 목사의 석상이 얼마나 큰지 짐작할 수 있다. 흑인인 킹 목사 석상을 검은색이 아닌 밝은 화강암으로 만든 것은 밤에도 잘 보이게 하기 위해서라고 사업기금 측은 설명했다.

석상을 완성하기까지 논란도 많았다. 석상이 지나치게 크고 표정이 엄숙하며 킹 목사를 닮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가장 큰 논란은 중국인 조각가 레이이신에게 조각을 맡긴 것이다.

사업기금 측은 레이이신이 세계에서 몇 안 되는 대형 화강암 조각가라고 이유를 설명했지만, 미국 인권단체는 마오쩌둥 동상을 조각한 그가 인권운동가인 킹 목사 석상 제작에 어울리지 않는다며 반발했다.

또 건설작업에 중국 노동자들이 고용돼 ‘메이드 인 차이나’라는 비난이 가시지 않았다. 이 기념관의 헌정식은 킹 목사의 ‘나는 꿈이 있습니다’ 연설 48주년인 오는 28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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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2011-08-23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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